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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19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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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지심도, 시-주민 ‘이주 문제’ 갈등

소유권 국방부에서 2017년 시 이관
토지 임대 만료 주민들에 이주 요구
주민 “수십년 터전 합법화해 달라”

  • 기사입력 : 2020-07-29 20:3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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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시와 이주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지심도 마을./거제시/
    거제시와 이주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지심도 마을./거제시/

    거제시 동쪽에 딸린 작은 섬 지심도가 섬 주민의 이주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시름이 깊다.

    지심도는 1936년 일본군이 섬 주민을 강제 이주시킨 뒤 병참기지로 사용하다 해방 후 소유권이 국방부로 넘어간 섬이다. 이 때문에 해방 후 다시 들어온 섬 주민들은 그동안 땅 주인인 국방부로부터 임대받은 토지에 집을 지어 사는 형태로 거주해 왔다.

    문제는 지난 2017년 섬 주인이 국방부에서 거제시로 바뀌면서 불거졌다.

    ◇지심도는 어떤 섬= 전체 면적 33만8235㎡의 작은 섬 지심도는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군의 병참기지로 사용된 섬이다. 현재도 당시 포진지와 탄약고, 활주로 등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10여 년 전부터 지심도의 생태자연이 알려지면서 연평균 2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섬이 됐다.

    지심도에는 현재 15가구 38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섬 주민들은 대부분 민박과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국립공원 구역인 지심도에서는 식당영업을 할 수 없도록 제한돼 있다.

    지심도 전경.
    지심도 전경.

    ◇섬 소유권 거제시로 이전= 섬 주민들이 국방부에 토지 임대료를 내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1971년부터다. 당시 건축물 등기도 일괄적으로 이뤄졌다. 섬 주민들은 국방부로부터 빌린 땅에 건축물을 지어 사는 세입자 형태로 거주해 왔다.

    갈등의 씨앗은 2017년 거제시가 100억여원을 들여 지심도를 매입하면서 불거졌다. 국회 청원 등 거제시민들의 끈질긴 반환 청구 끝에 2017년 3월 거제시가 국방부로부터 소유권을 돌려받았다. 시는 이곳을 자연과 생태, 역사가 어우러진 명품 테마 관광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심도 주민들의 토지 임대기간이 2019년 만료되면서 섬 주민들의 이주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거제시-섬주민, 좁혀지지 않는 입장차= 거제시와 주민들은 이주 문제로 수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심도가 섬 주민들의 수십년 삶터인 만큼 거제시가 이주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서로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입장이다.

    주민들은 “수십년이 넘도록 국방부에 임대료를 내고 합법적으로 살아왔다”며 “섬 주민들에게 토지를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지심도에 남아 합법적인 영업을 하며 살아갈 길을 찾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거제시는 그동안 불법으로 식당영업 등을 해온 섬 주민들에게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섬 주민들은 합법적으로 등기된 건축물에서 거주해 왔다고 하지만 민박을 위해 불법으로 증축한 것들이 대부분이고 그동안 식당도 불법으로 영업해 왔다”며 “불법을 알고 민박 등 장사를 위해 중간에 건축물을 매입해 들어온 주민들도 많아 양성화할 경우 특혜를 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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