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8월 09일 (일)
전체메뉴

[인물투데이] 만나는 사람마다 껌을 주는 함안군 송준식 사무관

“함안군청서 제 껌 안받은 사람 거의 없을 걸요”
1987년 5월부터 군청 민원실서
동료·민원인에 커피 대신 껌 전달

  • 기사입력 : 2020-06-30 21:12:45
  •   
  • 공무공무원 생활을 30년 이상 해오면서 항상 껌을 사서 만나는 사람들이면 누구에게나 껌을 주는 사람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함안군에서 지난달 말 경제기업과장으로 정년퇴직한 송준식 사무관. 그는 함안 군내에서 ‘껌맨’으로 통한다.

    송준식(왼쪽) 함안군 사무관이 민원인에게 껌을 주고 있다./함안군/
    송준식(왼쪽) 함안군 사무관이 민원인에게 껌을 주고 있다./함안군/

    그가 껌을 사서 사람들에게 주게 된 동기는 1987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군청 내에는 민원실에 커피 자판기 1대가 설치돼 있었다. 근무일 아침이면 자판기 앞에 줄을 서서 대기해야 할 정도로 커피의 인기가 좋던 시절이었다.

    당시 사무실(민방위과)에서 가장 막내였던 그는 근무 중 손님이 오면 자판기 커피를 대접해야 했다.

    어느 날 그는 커피 자판기 앞에 서서 기다리던 중 문득 “낮에 군청을 찾는 손님에게 껌을 하나씩 권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갔다.

    그가 껌을 나눠주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쌀 한되에 8000원은 해야 커피를 마신다는 신념도 일부 작용했다. 그는 지금도 커피는 마시지 않고 있다.

    이때부터 그는 껌을 사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눠 주게 됐다. 특히 껌을 씹을 수 있는 사람은 턱과 치근이 튼튼하고, 껌을 씹으면 정신집중력과 기억력, 치매 예방에도 좋을 것으로 그는 생각하고 있다.

    송준식 사무관 책상 위에 놓인 껌.
    송준식 사무관 책상 위에 놓인 껌.

    외국이나 국내에 출장 시, 동창회 모임, 함안아라문화제, 낙화놀이 등 행사장에서도 그는 항상 껌을 사서 주고 있다. 껌을 주지 않으면 껌 달라고 조르는 사람들도 있어 매년 반복하고 있다. 한 달 껌값으로 대가족(5명 이상) 한 달 쌀값보다도 더 많이 든다.

    그는 자신에게 껌을 받은 사람은 대략 군민(6만6000여 명)의 20% 이상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군청 공무원 800여 명 중 껌을 한 번 이상 안 받은 이가 없을 정도다.

    틀니 이용자인 줄 모르고 상대방에게 껌을 건넸다가 혼쭐이 난 적도 있다. 때론 슬픈 기억도 있다. 껌이 자신의 신발 바닥에 밟혔을 때는 허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그는 “30년 넘게 다른 사람들에게 껌을 주면서 껌과 관련된 많이 기억들이 쌓이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껌 전도사로 활동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명용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명용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