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7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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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의 알바

[대학생 기자가 간다] 코로나 시대 청년 아르바이트 실태
근무시간·해고 ‘고용주 맘대로’ 벼랑에 선 알바 청년
일방적 해고·무급휴직 장기화 늘어

  • 기사입력 : 2020-05-26 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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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고용주가 주휴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서 1주일에 15시간 미만으로 시간표를 짜서 줍니다. 알바비로 등록금을 부담하려면 어쩔 수 없이 투잡, 쓰리잡을 뛰어야 하죠.”

    현재 두 개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는 청년 김모 씨의 말이다. 이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문제이기도 하다.

    한 아르바이트생이 커피를 내리고 있다.
    한 아르바이트생이 커피를 내리고 있다.
    한 아르바이트생이 주문받은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한 아르바이트생이 주문받은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최근 6개월 이내에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경남지역 청년 131명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실태에 관한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주일에 2~3일을 일하는 청년이 61.1%, 1일 평균 5시간 이상 8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청년이 48.1%로 가장 많았다. 단기 아르바이트가 많은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청년이 39.7%, 작성했으나 받지 못한 청년이 19.8%, 작성해서 받은 청년이 32.1%였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받은 경우보다 작성하지 않거나 작성했지만 받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다.

    또한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청년이 53.4%, 가입된 청년이 28.2%로,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청년이 훨씬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 시장에서 청년들은 가장 기본적인 법적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있었다.

    휴게시간에 관한 질문에서 ‘휴게시간이 따로 없다’는 응답이 61.1%로 가장 많았다. 근로기준법 제54조에 따라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주어야 한다. 휴게시간이 법에 명시돼 있으나 여전히 이를 보장받지 못하는 청년 아르바이트생이 많았다. 시급에 관한 질문에서는 절반 이상인 53.4%가 2020년 최저시급인 8590원을 받고 있다고 답했고, ‘최저시급 초과’가 37.4%, ‘최저시급 미만’이 9.2%였다. 대부분 최저임금법이 잘 지켜지고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여전히 있었다.

    평소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느꼈던 문제점으로는 ‘손님과의 갈등’이 36.6%로 가장 많았다. 고용주와의 갈등(19.1%), 연장근무 수당 미지급(16.8%), 동료직원과의 갈등(12.2%)이 뒤를 이었다. 그밖에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급여(8.4%), 성희롱(3.8%) 등이 있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소비 중심의 아르바이트 시장에서 청년의 자리는 위태로워지고 있다. 잠시 일을 쉬고 있거나 해고를 당한 사람도 있으며, 이전과 비교해 근무시간이 단축돼 수입이 감소한 사람도 적지 않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것이 코로나19의 영향이 있다고 답한 청년 중, 어떤 영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코로나19 감염 위험’, ‘코로나19로 인한 일방적 해고’, ‘무급 휴직의 장기화’라고 답한 청년이 각각 26.8%였다. 또한 ‘임금 삭감’이라고 답한 청년은 9.7%였다. 코로나19로 인해 몇몇 청년들은 이와 같은 문제와 마주하게 되면서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기도 했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둬야 하는 현실에 맞닥뜨린 청년들은 물론, 아르바이트를 지속하고 있는 청년들에게서도 문제점이 나타났다.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 중, 코로나19 확산 이후 느낀 문제점으로 32.3%가 ‘근무시간 단축’이라고 답했다. ‘인원 감축으로 인한 업무 강도 증가’가 18.6%, ‘무급 휴가 발생’이 15.5%, ‘일방적 해고 통보’가 6.2%였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에게 본인이 생각하는 해결방안을 물었다. ‘정부의 관련 제도 마련’이 68%로 가장 많았고, ‘고용주의 인식 변화’라고 답한 사람은 21%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변화된 아르바이트 시장 에서 청년 아르바이트생과 고용주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 정부 및 지자체는 여러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다양한 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경남도는 ‘코로나19 청년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청년실직자에게 청년희망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1차 대상자를 선정했으며, 2차 대상자를 추가로 모집하고 있다.

    노동경제학을 연구하고 있는 경남대 경제금융학과 정성기 교수는 “위축된 아르바이트 시장 문제는 코로나 사태 자체가 안정되는 것밖에 길이 없다”며 “의료진이나 과학계 등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온 국민이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엄격한 자기 절제와 타인에 대한 배려 문화가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아르바이트 시장 미래에 대해 “인공지능 도입으로 아르바이트 시장을 포함해 일자리 시장 전체의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때 청년들의 여론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글·사진=경남대 김은주·박다원·정우준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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