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2월 22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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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말 많은 창원 자은동 변전소 어떡하나

주민들 “건강·주거권 침해 심각”
한전 “용도변경·매각 사업비 마련”
시 “부지 용도변경 잘못하면 특혜”

  • 기사입력 : 2020-01-28 21: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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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 진해구 자은동에 설치돼 주민들의 고질적 민원 대상이 된 ‘자은동 변전소’ 문제가 연초부터 터졌다. 도심 한복판에 남아 주민 건강권·주거권을 위협하는 혐오시설을 빨리 처리해 달라는 민원이다. 변전소를 옮기든지, 아니면 노출형 변전소를 ‘옥내화(실내형) 변전소’로 조속히 바꾸라는 것이 주민들의 요구다.

    창원시 진해구 자은동에 있는 자은동 변전소./김승권 기자/
    창원시 진해구 자은동에 있는 자은동 변전소./김승권 기자/

    이와 관련, 28일 오전 진해구 자은동 주민들과 김진옥 도의원, 김태웅 창원시의원 등이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창원시가 자은동 변전소의 옥내화 사업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하며 시장 면담까지 가졌다. 이 자리서 허성무 시장은 “주민 어려움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한전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시 진해구 자은동 주민들과 김진옥 도의원, 김태웅 시의원이 28일 오전 시청에서 자은동 변전소의 옥내화를 촉구하고 있다./조윤제 기자/
    창원시 진해구 자은동 주민들과 김진옥 도의원, 김태웅 시의원이 28일 오전 시청에서 자은동 변전소의 옥내화를 촉구하고 있다./조윤제 기자/

    ◇자은동 변전소는= 이 변전소는 창원시 진해구 자은동 260 일대 11필지에 있다. 지난 1983년 2월 설치돼 올해로 37년 된 옥외철구형의 낡은 변전소이다. 자연녹지 2만5237㎡에 주변압기, 차단기, 송전선로가 설치돼 있다. 변전소가 설치될 당시에는 주택이 없는 한적한 곳이었다. 하지만 2014년께부터 자은동 일대가 개발되면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주택이 들어섰고 변전소 인근까지 자은3지구 신도시가 건설되면서 현재는 주민들의 고질적 민원대상이 돼 버렸다.

    ◇주민 입장= 처음 변전소를 설치할 당시 이 일대는 변전소 입지로는 최고였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대규모 주택단지로 변모했고, 주거복지도 많이 향상돼 변전소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아졌다. 주민들은 변전소를 주민 건강권·주거권을 침해하는 부적격·혐오시설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28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들도 “변전소 인근지역 주민들은 변전소의 위해요소와 불량한 환경에서 하루빨리 해방될 수 있도록 위해요소 최소화 방안을 조속히 강구하라”고 촉구하면서 “주민들은 더이상 인내하기에는 한계에 달했고, 건강권과 환경권, 주거권을 침해받는 상황이 계속돼 불만이 증폭했다”고 밝혔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김진옥 도의원과 김태웅 시의원은 자은동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담아 △창원시가 변전소 옥내화에 적극 나서라 △공기업인 한전은 변전소의 위해요소 최소화와 잔여부지 활용을 통한 사회적 기여를 위한 열린 자세로 옥내화 사업에 적극 나서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변전소의 옥내화 문제는 박춘덕(자유한국당) 시의원이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지역사회의 현안으로 지적돼 왔다.

    ◇한전 입장= 자은동 변전소는 현재 빔과 앵글, 변압기 등이 노출돼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 특히 설치된 지 37년이 지나면서 변전소가 낡아 고장이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전은 노출형(옥외) 변전소를 옥내화(실내형)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자연녹지 2만5237㎡의 노출 변전소를 옥내화하면 지하 1층, 지상 3층 정도의 새 변전소를 지어야 한다. 이럴 경우 기존 자연녹지 중 1만1500㎡정도의 잔여부지가 생기게 된다. 이에 한전은 잔여부지를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해 매각 등의 방식으로 옥내화 사업비를 충당하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한전 경남본부가 이달 초 서울본사에 오는 2월 중 자은동 변전소의 옥내화 전환계획 재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주민 민원해결이 앞당겨 질 수 있다. 하지만 한전 본사는 잔여부지에 대한 주민들의 공유권 주장이 거세질 것에 대비해 한전과 창원시, 주민들이 참여하는 3자 MOU를 체결해 과도한 주민들의 잔여부지 공유권에 대한 완충 장치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변전소 옥내화 이후 생기는 잔여부지에 대한 지자체와 주민들의 과도한 요구가 있어 한전 경영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2월중 서울본사에서 옥내화 사업 시행지시가 나올 수 있도록 재검토를 요청한 상태이며 사업 시행지시가 나오면 한전-창원시-주민 간 MOU를 맺고 설계 등 옥내화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시 입장= 시는 변전소가 옥내형으로 전환되면서 생기는 잔여부지 1만1500㎡가 용도변경되면 자칫 특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세가 저렴한 자연녹지를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하면 부지 가격이 급등하기 때문이다. 현재 자연녹지인 자은동 변전소가 일반주거지역이 됐다고 가정할 경우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변전소 도로변은 ㎡당 330만원대, 모서리 각지는 ㎡당 500만원대로 급등할 수 있다.

    이에 시는 자연녹지를 용도변경하면 시일이 많이 걸리는 만큼 한전이 우선 변전소 옥내화 사업을 추진하고, 옥내화 이후 정확한 잔여부지 면적이 산출되면 그때 도면을 놓고 용도변경 가능한 규모를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노출 변전소를 건물 안으로 옮기면 잔여부지가 많이 생기게 된다”면서 “현재로서는 정확한 잔여부지 면적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한전이 옥내화 사업을 먼저 시행한 후 추후 산출되는 잔여부지를 대상으로 용도변경 가능한 범위를 설정해야 특혜시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창원시는 지난 2017년 7월 한전과의 MOU에서 밝혔듯이 사업추진 시 행정적 지원, 도시개발사업 협조 등 한전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전망= 대규모 주택단지 한 가운데 남아있는 노출형 변전소 처리에 대한 한전과 창원시의 행보가 바쁘게 됐다. 새해 들어 주민들이 이 문제를 즉각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지역사회에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한전의 경우 서울본사에 2월 중 옥내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여서 주민민원이 의외로 빨리 해소될 가능성도 있다. 한전으로만 보면 사실 37년된 낡은 변전소가 잦은 고장을 일으켜 민원과 상관없이 변전소의 옥내화 사업을 서둘러야 하는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전은 옥내화 이후 생기게 될 잔여부지에 대한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창원시와 주민간 3자 MOU 체결을 통해 잔여부지에 대한 주민들의 공유권을 일정부분 차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도 일정부분 양보하겠지만 잔여부지를 과도하게 양보할 경우 옥내화 추진 사업비 충당부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창원시는 특혜 시비가 불거질 경우 행정에 치명타가 예상되는 만큼 최대한 행정적 지원을 약속하면서 한전의 우선적인 옥내화 사업을 유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은 환경권과 주거권, 건강권을 침해 당하면서 살아온 그간의 피해를 강조하면서 행정을 압박하고, 피해보상 차원에서 한전측에 잔여부지에 대한 공유권 주장 등 주민 실익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윤제 기자 ch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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