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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3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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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52) 제25화 부흥시대 62

“교육 수준은 어떻습니까?”

  • 기사입력 : 2020-01-16 0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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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민수 등은 11시가 가까워져서야 찾아왔다. 홍콩 경제인들과의 만남은 ‘고산청’이라는 중국요리집에서 이루어졌다. 요리집 안에 정자와 연못까지 있는 호화로운 음식점이었다. 중국인 셋과 영국인 다섯이 나와 있어서 이재영은 그들과 일일이 명함을 주고받으면서 인사를 나누었다.

    “전쟁 중인데 백화점을 경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소비자가 있습니까?”

    영국인 로버트라는 사내가 이재영에게 물었다. 그는 금발머리였고 영국과 홍콩에 방직공장 여러 개를 가지고 있는 기업인이라고 했다. 그는 영국의 동인도철도회사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여 그곳에서 얻는 수입이 어마어마하다고 했다. 그는 몇 달에 한 번씩 영국과 인도, 홍콩을 오간다고 했다.

    “전쟁은 휴전회담이 진행되고 있어서 머지않아 끝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끝나면 한국은 매력적인 소비시장이 될 것입니다.”

    이재영이 대답했다. 통역은 박민수가 했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소비할 수 있는 돈이 없지 않습니까? 한국의 민간인들은 모두 굶주리고 있지 않습니까? 영국에서도 원조물자를 보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많은 국민들이 전쟁으로 죽고 집을 잃었습니다. 전쟁으로 생산시설도 모두 파괴되었습니다.”

    “소비할 수 있는 돈이 있습니까?”

    “소비할 수 있는 돈이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미군이 20만명이나 들어와 있고 전쟁이 끝나도 당분간 이들은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이 소비를 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합니다.”

    “한국의 부흥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매튜라는 사내가 물었다. 그는 백화점을 경영하고 있다고 했다. 영국에도 백화점이 있고 홍콩의 전기회사에도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지혜를 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한국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이재영은 질문을 받고 질문도 했다.

    “한국에 전쟁이 끝나면 부흥이 필요합니다. 국가의 부흥을 위해서는 관리들과 국민들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중국인 왕산이 말했다. 그는 섬유공장을 가지고 있었다. 중국인들이 모여 살고 있는 거리에 수십 채의 집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관리들은 권력에 혈안이 되어서 부패합니다. 경제인들이 이끌어야 합니다.”

    중국인 오병삼의 말이었다. 오병삼은 절강상인 출신으로 차를 거래하여 많은 돈을 벌었다. 그는 중국이 공산화되자 홍콩으로 와서 전장(錢莊)을 하면서 수백 채의 상가를 사들였다는 인물이었다.

    “교육 수준은 어떻습니까?”

    로버트가 다시 물었다.

    “교육은 국민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젊은 세대는 전쟁 중에도 아이들을 천막학교에 보내고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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