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9월 26일 (토)
전체메뉴

[거부의 길] (1730) 제25화 부흥시대 40

“눈이 와서 좋아?”

  • 기사입력 : 2019-12-13 07:55:25
  •   

  • 영주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게 장사의 비결이야.”

    이내 설렁탕이 나왔다. 설렁탕도 맛이 좋았다. 고기는 푸짐했고 국물은 오래 끓여서 달고 시원했다.

    “남대문에 개를 키우는 술집이 있었어.”

    영주가 귀를 기울이자 이재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주인이 술을 잘 담가 맛이 기가 막히게 좋은 거야.”

    “장사가 잘됐어요?”

    “아니야. 손님이 없었어.”

    “왜요? 맛이 좋다면서요?”

    “주인도 이해할 수 없는 거야. 그래서 하루는 어떤 사람을 찾아가 까닭을 물었어. 그러자 그 사람이 개를 키우지 않느냐고 물었어. 그래서 개를 한 마리 키운다고 했지. 그러자 무서운 개를 키우는 술집에 누가 술을 사러 오느냐고 그러는 거야. 술을 파는 술집에는 아이들이 술심부름을 많이 오는데 무서운 개가 있어서 다른 집으로 간다는 거야. 주인이 집에 돌아와 무서운 개를 치우자 손님들이 오기 시작했어.”

    영주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나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혹시 자신에게 개로 상징되는 것이 있는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설렁탕을 맛있게 먹고 식당을 나왔다. 식당주인은 친절하기까지 했다.

    ‘이러니 손님들이 많지.’

    이재영은 설렁탕집 주인에게 감탄했다.

    “눈이 와요.”

    영주가 하늘을 쳐다보고 소리를 질렀다. 빗방울이 눈으로 바뀌어 목화송이처럼 떨어지고 있었다.

    “눈이 와서 좋아?”

    “네.”

    “눈이 그치고 나면 추워질 거야.”

    “부산은 괜찮아요. 눈 쌓일 때가 거의 없어요.”

    밤이고 눈이 내리고 있어서인지 거리에 사람이 없었다. 영주가 당연한 듯이 이재영의 팔짱을 끼었다.

    온천장 여관으로 돌아와 나란히 누웠다. 밖에는 눈이 소복소복 내리고 있었다.

    “사장님.”

    영주가 이재영의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저 이제 사장님 여자가 될 거예요.”

    영주가 소곤거렸다. 이재영은 영주를 눕히고 위로 올라갔다. 영주가 두 팔을 벌려 이재영을 껴안았다.

    이재영의 입술이 영주의 입술에 얹혀졌다.

    기생은 꽃이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