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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남FC 감독 자리, 성적만이 잣대인가

  • 기사입력 : 2019-11-21 21: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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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현 근 문화체육부
    이현근 문화체육부

    국내 프로축구 감독은 파리 목숨이라고들 한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밝힌 국내 프로스포츠 감독 교체현황을 보면 2016년부터 3년간 축구와 야구, 농구, 배구 등 4대 프로스포츠 감독 84명이 직장을 잃었다. 가장 큰 사유는 성적부진으로 75%인 63명이 자진사퇴하거나 경질됐다. 이들 감독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축구 1년 6개월, 여자농구 1년 9개월, 남자배구 3년, 남자농구 3년 2개월, 야구 3년 5개월, 여자배구 5년이었다. 이 가운데 프로축구 감독교체가 54명으로 야구 11명, 남자배구 6명, 남녀농구 각 5명, 여자배구 3명보다 훨씬 많다.

    경남FC는 일 년 사이 천당과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 지난해 1부로 승강해 준우승을 차지하며 단숨에 가장 주목받는 팀이었지만 올해는 2부리그 강등을 걱정해야할 처지에 있다. 잘나갈 때는 아무런 말도 없지만 못할 때는 뒷말이 따른다. 지난해 ‘킹종부’, ‘갓종부’로 불리던 김종부 감독도 올해 성적이 추락하면서 비난과 구설이 따르고 있다. 최근 만난 김 감독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처음 도전하면서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 등 많은 계획이 꼬일 대로 꼬이며 강등권까지 추락한 것에 대한 자책과 감독으로서의 책임감 등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프로감독이라면 당연한 숙명이라고 하겠지만 김 감독과 장시간 얘기를 나누면서 그동안 경남FC의 성적과 관련해 많은 비난기사를 작성한 기자로서 ‘내 기사가 정답이었나’를 고민케 했다.

    경남FC는 도민들에게 축구로써 즐거움을 주기 위해 세금을 들여 운영하고 있다. 문화나 예술 등에 도세를 지원하는 것처럼 도민들에게 스포츠를 향유하도록 복지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사실 자신이 사는 지역을 연고지로 하는 프로축구팀이 있고, 직접 관전할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다. 그럼에도 오직 성적만을 내세워 감독과 선수를 몰아붙이며 제대로 스포츠를 즐기지 못해온 것은 아닌가 되돌아본다. 도민프로축구단의 존재는 결과와 성과가 필요한 기업구단과는 달리 잘할 때나 못할 때나 함께 웃기도 울기도 해야 하는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것이다. 어려울때 우리 팀, 우리 선수, 우리 감독에게 힘을 모아주는 것도 진정 스포츠를 사랑하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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