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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81) 제24화 마법의 돌 181

‘말자가 죽인 것이 틀림없어’

  • 기사입력 : 2019-10-04 07: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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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아더장군이 인천상륙작전을 전개하여 인민군을 패퇴하게 만들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유엔 16개국이 참여했다고 했으나 가장 많은 군대를 보낸 것은 미국이었다. 거리에서 미군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이재영은 백화점에도 가보았다. 백화점은 폭격을 당하지는 않았으나 대부분의 물건이 사라졌다. 유리창이 깨지고 실내에도 부서진 것들이 많았다.

    ‘백화점을 어떻게 복구하나?’

    이재영은 망연자실했다. 백화점에 가득했던 물건들이 사라져 장사를 하는 일이 어려울 것 같았다.

    이재영은 요정에도 가보았다. 요정도 부서진 곳이 많았다. 미월과 연심도 보이지 않았다. 기생들이 하나둘 돌아오기는 했으나 장사를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이재영은 산에 올라가 허정숙을 묻어 주었다. 그녀가 지냈던 몇 년 동안이 꿈만 같았다.

    ‘말자가 죽인 것이 틀림없어.’

    이재영은 말자를 생각하자 씁쓸했다.

    피란민들이 돌아오면서 걸인들이 더욱 많아졌다.

    이재영은 걸인들에게 돈을 주고 담장과 집을 수리하게 했다. 기술자들이 없어서 엉성하게 수리를 했다.

    김경숙은 음식을 잘했다. 청소도 하고 빨래도 했다. 때때로 우두커니 앉아서 생각에 잠기는 것은 죽은 남편을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열일곱 살에 혼인을 하고 열아홉 살에 딸을 낳았다고 했다.

    이철규가 집으로 찾아온 것은 10월 중순의 일이었다.

    “사장님.”

    이재영을 본 이철규가 감격하여 눈물을 글썽였다. 이재영은 이철규의 손을 덥썩 잡았다.

    “살아 있었군. 살아 있었어.”

    이재영도 감격하여 말했다. 이철규와 다방을 찾아가서 앉았다. 다방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이재영은 허정숙이 죽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말자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했다.

    “허씨를 묻어주지 못했습니까?”

    “내가 묻어주기는 했네. 관에 넣지는 못했어도….”

    허정숙을 생각하자 우울했다.

    “말자는 인민군들을 따라갔을 것입니다. 제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자네는 피란을 갔나?”

    “저도 피란을 가지 못했습니다. 시골집에서 숨어서 지냈습니다.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 내무서원과 민청이 무서웠습니다. 집집마다 수색을 하고 다니는데… 심지어 측간에서 이틀을 숨어지내기도 했습니다.”

    이철규도 많은 고생을 한 모양이었다.

    “잘했네.”

    이재영은 이철규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철규는 백화점을 다시 여는 것은 어렵고 요정과 남대문에서 쌀장사를 계속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이재영은 당장 사업을 하는 것은 쉽지 않으니 좀 더 두고 보기로 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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