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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06) 제24화 마법의 돌 106

“어떻게 하면 되겠는가?”

  • 기사입력 : 2019-06-17 08: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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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불하가 중단되나?”

    이재영이 이철규에게 술을 따라 주었다. 이철규가 두 손으로 잔을 받았다.

    “불하를 하는 게 엉터리입니다. 법적 근거도 없고 군정청장 하지 중장 마음대로입니다. 법이 생기면 불하가 까다로워질 것입니다.”

    “필요한 자금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게.”

    “걱정하지 마십시오. 돈 앞에 장사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철규가 음흉하게 웃었다. 이재영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는 어떻게 하든지 백화점을 갖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되겠는가?”

    “뇌물을 써야죠.”

    “뇌물?”

    “미인계도 필요하고요. 백화점이 반드시 사장님 손에 들어오게 하겠습니다.”

    이철규의 말이 이재영의 마음을 움직였다. 모든 것은 기회가 있다.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

    “언제 시작할 건가?”

    “지금 시절이 어수선하여 헐값으로 인수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에 올라가면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어떻게?”

    “미군정에서 귀속재산을 담당한 사람에게 자산 평가를 싸게 하게 만들면 됩니다.”

    “그게 가능한가? 아는 사람이라도 있는가?”

    “미군정에서 귀속재산을 담당한 사람이 제 친구입니다.”

    “그렇다면 한번 알아보게.”

    이재영은 이철규에게 지시하고 대구에서 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일부 가게를 팔고 소유하고 있던 땅도 팔았다. 이철규에게 활동자금도 지급했다.

    이철규는 수시로 상황을 보고했다. 미군정청 사람들을 요정이나 카바레에 데리고 가서 대접하면서 작업을 했다.

    “위험하지 않아요? 이철규라는 사람이 사기를 치면 어떻게 해요?”

    류순영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친척이잖아? 그리고 좋은 대우를 해주면 배신하지 않아.”

    이재영은 이철규에게 백화점의 2인자로 만들어주겠다고 넌지시 흘렸다.

    “사장님, 목숨을 바쳐 충성하겠습니다.”

    이철규가 엎드려 절을 했다. 이재영이 서울에 올라가 이철규를 만났을 때다. 이철규는 이재영에게까지 여자를 붙여 주었다.

    ‘허어. 내가 이철규 때문에 여자 복까지 누리는구나.’

    기생이나 카바레의 여급과 동침을 하는 것은 호사스러운 일이었다. 이재영은 여자들과 동침을 하면서도 철저하게 중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어떤 여자에게도 자신의 마음까지 주지는 않았다.

    이재영은 대구의 부유한 사람들과 함께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이철규의 활약으로 마침내 미군정청이 마츠모토 백화점을 불하한다고 공시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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