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9월 23일 (월)
전체메뉴

‘살찐 고양이’를 들어보셨나요?- 이영실(경남도의원)

  • 기사입력 : 2019-06-12 20:48:55
  •   

  • 턱없이 과도한 기본금, 천문학적인 보너스와 퇴직금, 각종 세제 혜택까지….

    살찐고양이는 이 모두를 누리는 배부른 자본가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1928년 저널리스트 프랭크 켄트의 ‘정치적 행태’에 등장한 용어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임금 삭감과 구조조정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거액의 연봉과 보너스를 챙긴 자본가들의 행태를 비꼬는 용어로 사용됐습니다.

    우리나라도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양극화와 소득불평등 문제는 최대 현안이 됐고, 2014년 기준 10대 그룹 상장사 78곳의 경영자의 보수를 보면 일반 직원의 35배, 최저임금으로는 무려 180배라고 합니다. 323개 공기업 가운데 이사장의 연봉이 1억5000만원을 초과하는 곳도 무려 130곳이나 된다고 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서 상위 10%와 하위 10% 사이 평균 임금 격차는 5~7배 정도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현재 11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살찐 고양이에 비유될 수밖에 없는 이러한 임금의 격차는 일반 서민들과 노동자들에겐 허탈감만 키울 뿐입니다.

    소득불평등 문제는 단지 지표상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과 현장에서 깊이 체감할 만큼 이미 심각한 문제이며 매우 시급한 민생문제로 월 200만원도 못 받는 노동자가 1100만 명에 달하는 현실을 방치한다면 국민 경제의 번영은 물론이고 공동체의 안정도 유지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지난 4월 30일 부산시의회는 부산시가 설립한 공사·공단과 출자·출연기관의 대표이사·이사·감사 등 임원의 연봉 상한선을 최저임금의 6~7배를 넘지 못하도록 부산시장이 정해서 권고하고 이행 여부를 점검하도록 하는 부산형 ‘살찐고양이 조례’를 통과시켰습니다.

    전국 최초로 지자체에서 이 조례가 통과됐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우리 사회는 이미 소득불평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지역에서 ‘살찐고양이 조례’가 만들어졌다고 소득불평등이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지역공공기관부터 이러한 의지와 노력을 보인다면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확산돼 소득불평등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 믿습니다.

    이영실(경남도의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