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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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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아름다운 미소- 김선미(봉명다원 원장)

  • 기사입력 : 2019-06-02 20: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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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이라는 계절의 인연이 가져다 준, 아주 우연한 기회에 평정심을 가지신 분들을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감동이다.

    이런 봄에게, 그런 자연 같은 이들에게 나는 겨우 즐겨 마시는 죽로차 한 잔을 오다 가는 바람 같은 사람들에게 대접했을 뿐이다. 그냥저냥 지나치며 만나는 사람처럼, 그저 그런 보통의 주부같이 남의 일상이나 보고 돈 잘 버는 가족자랑이나 하겠지 하는 통념으로 내심 혼자 잣대를 긋고 있었다.

    며칠이 지난 후, 참으로 부끄러운 마음이 생겼다.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가만히 집으로 찾아와 열심히 도와주시고 힘들다 말없이 즐거운 시간을 함께해서 정말 행복했다며 웃으며 돌아가시는 분들, 정말로 내 이웃을 사랑하고 마음에 부처를 새겨 측은지심으로 가족과 자신들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실행하시는 천사 같은 세 언니들. 그분들의 얼굴엔 항상 미소가 떠나지를 않는다.

    하-하-하, 호-호-호, 웃는 모습도 시원하게 좋지만 온화하고 부드럽고 다정한 말들은 은은한 힘을 생기게 해준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드라망같이 새로운 인연을 만든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우리는 안다. 과거의 연들을 챙기면서 눈감고 새로운 내 이웃에게 사랑과 봉사하는 마음을 얌전하게 보여주시고 간 세 분께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싶다.

    ‘바쁘다. 시간 없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 대신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혹시 도와드릴까요?’

    참 좋은 말인 것 같다. 누가 내 욕을 했을 때 현명한 처리 방법은 나를 딱 낮추는 거라 했다. 내가 30초만 자존심 버리고 낮추어서 ‘죄송합니다’하면 그 다음엔 없다.

    그런데 왜 그러냐고 따지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싸우면서 마음 고생할 이유가 없다 했다.

    나를 진정시키고 내면의 자비심은 상대를 일깨워 남에게 준 상처도 상대도 결국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 보이게 될 것이다.

    이른 아침 향기 좋은 찻잎을 머그잔에 계속 달여 마시면서 은은한 이웃의 속 깊은 사랑에 감사하며 배신당한 슬픔보다 은혜 입은 사랑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나누고 싶다.

    김선미(봉명다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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