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6일 (월)
전체메뉴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 박갑제(경남대 경제금융학과 학과장)

  • 기사입력 : 2019-06-02 20:34:46
  •   
  • 메인이미지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 이 말은 필자가 대학교에서 강의하는 경제학원론 교과서의 제 1장에 등장하는 말이다. 필자는 이 말을 좋아한다. 사람들도 이 말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물건을 살 때는 돈을 지불해야 하고 아이의 엄마가 취업을 하면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 수 밖에 없고 과음하면 다음날 자신의 업무효율이 떨어지고 건강을 해친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대가의 크기가 어떠한가에 대해서는 선택 당시에는 잘 알 수가 없고 선택의 결과가 나오고 시간이 흘러서야 한탄과 후회 속에서 깨닫게 되는 경우들도 많다. 그렇게 보면 인생의 행·불행은 작은 선택에서 시작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 오래전 보았던 드라마 속 주인공의 대사 한 줄 즉, ‘모든 살아있는 생물들은 위험 속에 산다’는 말은 선택해야 할 운명 속에 놓여 있는 우리들이 항상 명심해야 할 명언인 듯 느껴진다.

    하지만 선택이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 차원 혹은 경제정책의 문제로 넘어가면 우리는 종종 이 말을 쉽게 망각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구실과 명분을 붙여 그 대가를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이와 관련하여 197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라는 경제학자의 언급은 의미있게 다가온다. “사회가 자신이 예상했던 기대를 충족시키지 않으면, 우리는 사회에 불평하고 피해보상을 요구하는데, 이로써 사회는 신(神)적인 것이 되어버린다”. 신은 대가를 치러지 않고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존재이다. 하지만 사회는 그리고 정부는 신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편익을 제공하는 경제정책에는 반드시 대가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이것은 거스를 수 없는 삶의 법칙이자 사회 법칙이다. 단지, 표를 얻어려는 정치인과 이에 줄서려는 정치적 행정관료들이 애써 그것을 드러내 보이지 않고 모른 척할 뿐이다.

    예를 들어보자. 다양한 사회복지제도, 실업보험제도 및 개인소득세 제도들은 우리에게 어떤 대가를 치르게 하는가? 필자는 이러한 소득재분배 정책들이 가지는 의의를 부정하지 않는다. 단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정책들도 아무런 대가없이 얻어지지는 않으며 따라서 그 대가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을 때에만 소중한 자원들이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부정책들이 수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소득재분배정책들에는 무슨 대가가 있을까? 명백하지만 쉽게 망각하는 한 가지는 사람들의 일할 의욕을 꺾는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시급 1만원일때보다 시급 2만원일때 더 열심히 일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시급 2만원일 때 보다는 1만원일 때 덜 일하려고 하지 않겠는가? 소득재분배정책은 상대적으로 높은 근로자의 소득 일부를 강제로 정부가 가져가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 측면에서 시급을 줄이는 것과 본질적으로는 똑 같다. 사람들이 덜 일하면 소득은 줄어들고 결국 재분배하려는 전체 소득은 줄어든다. 요약하면 저소득층과 실업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정책들은 분명 증가할 수 있었던 경제 전체의 소득의 일부를 희생해가면서 만들어지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증가할 수 있었던 소득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 최저임금제는 어떤가? 필자는 또한 이 제도의 의의를 존중한다. 하지만, 임금을 인상하면 한계기업들이 문을 닫고 그렇지 않는 기업들도 고용을 줄인다는 것은 명백한 경제 현실이다. 즉, 생산성이 증가하지 않고서는 임금인상에는 고용감소가 뒤따른다. 그래서 이 제도의 시행은 고용 감소의 대가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필요로 한다.

    결론을 말하고 싶다. 개인이든 정부이든 올바른 선택은 그 대가를 올바로 인식하고 있을 때 가능하다. 물론 그 대가를 제대로 안다는 것이 때로는 매우 어려울 때도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명백하게 예견되는 대가를 부정해서는 안된다. 의도적으로 과장하거나 축소·왜곡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비효율적으로 조직된 정부정책으로 인한 대가를 가장 크게 떠 안는 계층은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서민들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박갑제 (경남대 경제금융학과 학과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