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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마산해양신도시가 부담스러운 정부- 김진호(정치부 서울취재본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04-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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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 앞바다의 애물단지 ‘마산해양신도시’는 무책임한 정부와 서툰 솜씨의 창원(마산)시 공무원들이 빚은 합작품이다.

    마산해양신도시는 해양수산부가 1998년 마산항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출발했다. 당시 해수부는 도심에 인접해 있는 노후화된 마산항을 가포로 이전하기로 하고, 대형선박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항로를 준설하면서 발생하는 준설토를 투기하기 위해 해양신도시를 조성하게 된다.

    당시 마산시는 2003년 12월30일 해수부와 ‘마산항 개발(1-1단계) 민간투자사업 관련 서항·가포지구 개발계획에 관한 협약서’를 체결하여 정부는 준설을 시행하고, 해양신도시 개발사업에 소요되는 재원은 시 책임하에 확보·조달키로했다.

    이로 인해 시는 민원과 시민갈등, 그리고 3400억원의 부지조성 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하게 됐다.

    이 사업은 가포신항을 컨테이너 부두로 조성하게 되면 엄청난 경제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정부의 예측 때문에 시행하게 됐다. 그러나 정부의 예측은 빗나갔고, 경제 파급효과도 미미하며 심지어 잡화부두로 전락했다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당시 마산시의 꿈은 야무졌다. 시는 이 준설토 투기장에 아파트와 상가, 공공시설 등을 조성해 새로운 도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장밋빛 청사진만 믿고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오늘 날 우환을 자초하게 됐다.

    국책사업인 항만개발사업을 추진하고도 마산해양신도시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5월 마산합포구 유세에서 ‘마산 가포신항, 해양신도시 개발사업의 재평가와 정부 차원의 새로운 대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 8월 “가포신항은 애초 사업계획이 잘못돼 새로운 발전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때뿐이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3월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성찬(창원 진해구) 의원이 마산해양신도시에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질의에 직접 지원은 불가하다는 취지의 서면답변을 했다.

    국무총리실도 도시개발법에 따른 도시의 개발사업에 국비지원 사례가 전무하고, 유사 지원 요구가 빗발칠 경우 회계 질서의 혼란 등을 들어 지원 근거가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마산항 개발로 인한 해양신도시의 공공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과 창원시의 요청에도 정부의 태도는 미온적이다.

    심지어 해양수산부와 기획재정부, 국무조정실 실무자는 오는 30일 이주영(창원 마산합포구) 국회 부의장이 주최하고 창원시가 주관하는 ‘마산항 개발에 따른 해양신도시 공공성 향상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도 빠질 궁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마산항 개발과 마산해양신도시가 정부 주도의 민자국책사업이라는 점과 협약 이후 여러 가지 사정이 변경된 만큼 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지역민들의 요구에 답해야 한다.

    동시에 마산만의 환경적, 문화적 가치를 복원하는 사업을 지원함으로써 잃어버린 국가정책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김진호 (정치부 서울취재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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