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4월 21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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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도내 소비유출 실태 알아야 대책 세운다

경남 소비분석 ‘전국 자료’뿐 어디서 얼마 쓰는지 알아야 ‘새는 돈 막는 정책’ 나온다

  • 기사입력 : 2019-04-0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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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 주민이 어디서 무엇을 소비하는가 하는 문제는 지역 경기와 직결된다. 그러나 경남에서 개인소비 추세를 체계적으로 연구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최근 지역에서 처음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시민들의 지역 내·외 소비 실태를 진단한 사례가 나왔다. 시민들의 소비로 인해 얼마나 많은 돈이 타지역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그 실태가 입증된 것이다.

    메인이미지창원지역 백화점에서 고객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경남신문DB/

    도내에서는 김해시가 처음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역 소비유출 실태를 분석했다.

    김해시는 지난달 8일부터 서비스 인구와 지역 소비현황 등을 시 공공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시는 이를 추진하며 지역의 역외소비 등 소비유출의 실태도 추가 분석해 그 결과를 최근 발표한 바 있다.


    ◆김해시 지역 소비유출 실태 분석= 5일 김해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김해지역 소비총액은 3조8615억으로 소비 대상별로 보면 김해시민 2조2505억원, 외지인 1조3459억원, 법인 2651억원이다. 이에 비해 김해시민이 인터넷쇼핑을 하거나 타지에서 쇼핑·여가 등에 지출한 소비액은 3조3528억원에 달한다. 이는 김해시가 신한카드 매출데이터를 활용해 지난 2016년부터 2018년 8월까지 3년간 소비동향을 분석해 얻은 결과다.

    2조2505억원 대비 3조3528억원. 김해시민들의 지역내 소비액수에 비해 유출되는 소비액수가 1.5배 정도 많은 셈이다.

    김해시가 소비유출액을 세부적으로 분석한 결과 3조3528억원 가운데 김해시민이 시를 벗어나 쇼핑·여가를 즐기는 등 타지에서 쓴 직접적 소비유출 금액이 1조6146억원(48.16%)으로 확인된다. 유출지역은 부산(31.5%), 경남(25.8%), 서울(21.0%) 순, 유출업종은 유통(17.1%), 요식(16.08%), 주유(15%) 등 순이었다. 가장 큰 소비 유출지인 부산지역 소비비중의 경우 기업형 슈퍼마켓 등 ‘슈퍼마켓’이 약 800억원으로 카드 소비 비중이 가장 높았고, 주유비 등 ‘주유소’ 약 500억원, 일반음식점 등 ‘한식’이 약 4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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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시민, 부산서 소비 많고 인터넷 구매도 많아= 이는 김해시민이 부산지역의 대형마트 등 쇼핑·여가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해시는 시민들의 부산지역 왕래는 자연스러운 일이고, 타지에서 김해시로 들어와 쓴 외지인들의 소비금액도 1조3459억원으로 나타난 것과 비교해 타지로의 직접적인 소비유출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소비가 간접적으로 유출되는 온라인거래, 결제대행, 홈쇼핑, 보험 등 기타 소비유출이 1조7382억원(51.84%)으로, 역외유출을 키우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터넷판매 업종 등의 경우 본사가 대부분 수도권에 있어 지역소비의 역외유출을 심화시키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이는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그 비중이 큰 데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시 관계자는 “소비유출액 중 절반은 타지로의 직접적인 소비유출이고, 절반은 온라인 소비유출로 볼 수 있다. 온라인 소비유출의 경우 김해시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우선 시민들의 타지 소비현황을 세부적으로 분석하며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 입장에서 지역 소비 유출입 실태는 경제 전반의 정책을 수립하는 데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예컨데 최근 찬반 논란이 되는 스타필드 건립을 놓고도 찬반 의견이 갈리는데, 창원시민의 소비 실태 조사를 하면 쟁점이 뚜렷해 진다.

    ◆지자체, 주민 소비형태 분석 드물어= 그럼에도 경남에서 김해시를 제외하고 개인 소비변화 등에 대해 실태를 분석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 다른 지역들은 지자체나 관련 기관·단체에서 그 필요성을 인지하고 연구를 진행하고 대안도 찾고 있다.

    경남은 이들 보고서에서 상황을 전국 비교 사례로 참고하거나 역으로 살펴야 하는 형편이다.

    경남의 역외소비 현상은 해마다 심화되는 것으로 진단된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지난 2012년 발표한 보고서는 부산지역이 경남, 울산 등 가까운 지역에서 소비가 유입되는 ‘소비유입형 지출구조’를 가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반대로 경남의 입장에서 부산으로 쇼핑유통, 음식숙박, 의료보건 등 업종에서 주로 소비가 유출되는 흐름이 파악됐다.

    또 대전충남본부에서 지난 2016년 신한, 국민, BC 등 3개 카드사의 개인 신용카드 이용실적을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17개 광역지자체의 평균 역외소비율(온라인 소비 등 포함)은 2010년 37.9%에서 2014년 45.5%로 7.6%p 증가했다.

    경남의 역외소비율은 2010년 39.0%, 2012년 44%, 2014년 46.3%로 증가 추세를 보이며 해마다 전국 평균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14년 도민이 신용카드로 1000원을 쓸 때 타지에서 463원을 소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보고서에선 “교통인프라 개선 및 온라인 쇼핑 확대 등 여건 변화에 따른 역내외 소비의 증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순역외소비 규모가 급격히 확대될 경우 지역 성장 위축, 고용 부진 등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며 “관광 인프라 등 서비스산업 경쟁력 제고, 온라인 쇼핑업체 육성, 인근 지자체와의 협력 강화, 소비패턴 변화 모니터링 등 정책적 노력이 긴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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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실태 분석 기반해 대안 마련 강조= 전문가들은 실태분석과 대안 수립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다. 이는 지자체의 의지에 달렸다 해도 무방하다.

    서익진 경남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시민들의 소비형태도 이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느 정도 증명이 가능하다. 데이터만 잘 확보하면 필요한 세부적인 정보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며 “실태 진단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정책 수립에 반영할지가 더 중요하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의 확산이나 관련 인프라 확충 등 어떤 정책을 끌어낼 것인지도 포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시 정보통신담당 관계자는 “경제 관련 부서에서 시민들의 역외소비 실태 등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을 한다”며 “데이터 구매비용 등 예산 문제나 기술적 문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남도 관계자는 “도는 현재 시·군별로 지역 내 소비현황은 파악을 하고 있는 단계다”며 “빅데이터 분석은 데이터 구매비나 연구용역비 등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관련 정책 수립 부서 등과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고 활용방안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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