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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과 혁신 사이- 양승진(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 기사입력 : 2019-03-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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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규제 샌드박스’라는 말이 방송과 다양한 매체 등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해지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 유예시켜주는 제도를 말한다. 즉, 신기술·서비스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저해되지 않을 경우 기존 법령이나 규제에도 불구하고 시장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현 정부에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상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하여 다양한 분야에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해 나가고 있어 수년 동안 변화와 혁신을 위한 많은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던 다양한 사안이 속도를 내 실행하고 있다.

    그 예로 공공기관에서 발송하던 우편들을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보낼 수 있게 됨으로써 많은 비용 절감이 예상되며 나아가 종이 우편물의 감소로 환경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혁신적인 사업 중 하나인 수소자동차를 위한 수소충전 인프라가 도심에도 설치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벌써부터 우리 경제에 많은 활성화를 불러올 것 같은 기대감이 들고 있다. 그러나 막연한 기대감은 좋은 결과물을 얻기에 부족하다. 항상 시작은 거창하고 밝은 미래를 제시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있었던 일이었는지 하는 식의 악순환을 많이 경험해 왔다. 이러한 부분을 타파해 나가야 진정한 ‘규제 샌드박스’가 실효성을 거둘 것이기에 우리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각 분야의 관계자들은 최선을 다해 실천해 나가야 한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정 분야에 규제 면제가 적용이 되면 분명 특혜를 받는 부분과 오히려 불리해지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즉 규제 면제를 이용하여 본질을 놓치게 되는 사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특정 분야의 이득을 추구하거나 우리 안전에 문제가 생긴다면 국가 경제에 아무리 도움이 되는 신기술이라 해도 한번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규제 샌드박스’의 본질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문제가 없을 때 변화와 혁신을 위해 기존 규제를 일정 기간 면제를 시켜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제도이다. 그렇지만 바뀌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다. 국가 경쟁력을 극대화시키는 이유는 최종적으로 국민의 행복에 있다고 생각한다.

    ‘규제 샌드박스’가 적용되는 사업은 신속하게 실행으로 옮겨지게 되며 많은 자산과 비용이 투자가 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한 번 적용이 되면 되돌리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또한 많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충분한 검토와 연구를 거친 준비가 되어 있는 신사업이 기존의 규제에 막혀 있다면 정말 신속하게 ‘규제 샌드박스’의 적용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 제도를 이용하여 철저한 검증이 되지 않은 곳에 광범위하게 적용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이 제도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양승진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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