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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2.1- 이주언(시인)

  • 기사입력 : 2019-03-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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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학기의 시작이다. 많은 학생들이 약간의 긴장과 새로운 각오로 꽉 짜인 생활 속으로 자신을 밀어 넣는 때다. 아니, 사회가 정해 놓은 새 커리큘럼 속으로 억지로 떠밀려 가는 때인지도 모른다. 특히 대학 신입생들은 완전히 바뀔 학습 환경 때문에 기대가 크고 긴장감도 적지 않을 것이다.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이제부터 정말 잘해보자’는 생각으로 모인 학생들, 3월의 교정은 늘 활기가 넘친다. 졸업 시즌이 지나 새 학기가 되듯, 물 흐르듯 세대교체가 이루어짐으로써 모든 생물체나 사회 조직은 활기를 되찾고 생명력을 이어간다.

    그런데 얼마 전, 우리나라 여성의 출산율이 0.98로 떨어졌다는 보도를 보았다. 한 명의 여성이 두 사람의 몫을 출산해야 하지만 사고 발생률을 감안해서인지, 출산율 2.1이 돼야 인구가 현 상태로 유지된다고 한다. 그에 비해 0.98이라는 출산율은 인구 유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아이를 낳기만 하면 제 먹을 것은 타고난다’던 옛말이 이제는 어림없는 소리가 됐다. 농경시대에는 사람이 바로 노동력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밥만 먹여주면 자연 속에서 또는 대가족이나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스스로 삶의 방법을 터득하며 자라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의 젊은 부부에게 육아는 큰 희생과 비용을 치르게 만든다. 자연적 삶과는 점점 멀어지는 문명의 발전 탓이리라. 유아기부터 다방면으로 공을 들여야만 우리 사회에서는 아이가 정상적이라고 인정받는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지난 연말에 두 아들이 집으로 와, 오랜만에 가족 넷이 함께 지냈다. 남편의 새해 덕담 “결혼은 빨리하는 것이 좋으니 이제 결혼에 신경을 써라”는 말과 함께 식사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큰아들은 결혼하려면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 한다고 했고, 남편은 그렇지 않다며 약간의 언쟁이 오갔다. “직장 동료를 보니 결혼을 하고 나면 회식 자리도 함께 못 하던 걸요”라던 아들의 말이 현실이다. 요즘은 남성도 육아에 동참해야 한다. 이렇듯 새 가정을 꾸리는 일이 여성·남성 모두에게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종족 보존의 목적을 지닌 우리의 몸속 DNA들이 요즘 당황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이주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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