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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정치바람에 흔들리는 동남권 신공항 (하)전망·과제

정치쟁점화 땐 갈등 되풀이... 정부案 보완·개선이 현실적
문 대통령, 정책변경 지시 없어
정부 “김해신공항 예정대로 추진”

  • 기사입력 : 2019-02-2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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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공항을 확장해 동남권 신공항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변함없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산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권 신공항 재검토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실제 정책 변경지시 등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메인이미지자료사진. /경남신문DB/

    ◆5개 지자체 합의될까= 문 대통령은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5개 지자체(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의 합의를 우선으로 했다.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총리실 차원에서 김해신공항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점을 검증토록 하겠다고 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총리실 관련 기구를 만들겠다는 말은 아니었다”며 해명했지만 부산시는 곧바로 대구 통합공항을 띄우는 등 대구·경북지역 끌어안기에 나섰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대구 통합공항도 필요하고 가덕도 신공항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5개 지자체의 합의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구·경북은 물론 경남도 쉽게 합의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군 공항을 포함한 대구공항의 통합 이전에 더 관심을 쏟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인 추진일정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가덕도 신공항에 힘을 실어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대구·경북지역 시민단체들도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이들은 김해신공항이 무산되고 가덕도 신공항이 추진되면 대구 통합공항 건설도 무효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청와대, 정부, 부산의 움직임을 봐가며 단계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가덕도 신공항 반대 논리 확산을 위한 시·도민 홍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지난 2016년 밀양을 후보지로 밀었던 경남지역도 마찬가지다. 도지사가 구속된 상황이라 목소리를 내기 어렵지만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이 김해신공항 정상 추진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총리실 검증= 대통령의 지시로 총리실이 결정권한의 주체가 되어 부울경 검증단에서 제기한 문제점을 검증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검증단을 꾸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지난 2016년 김해신공항으로 결정될 때처럼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더욱이 총리가 정무적 판단으로 김해신공항 사업을 철회하면 동남권 신공항 사업은 입지 사전 타당성부터 후보지 선정까지 등 모든 절차를 새로 거쳐야 하기 때문에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김해신공항으로 결론날 때까지 10년이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입지를 선정하는 데 얼마나 더 시간이 소요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신공항 재검토로 사업의 속도가 늦춰져선 안 된다고 강조한 만큼 신공항 사업의 표류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총리실에서 재검증을 하더라도 동남권 신공항 계획 자체를 흔드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남권 2개 관문공항 불가능= 김해신공항이 무산되더라도 가덕도 신공항으로 추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가덕도 신공항은 비용이 많이 들고 남쪽 끝에 위치해 접근성의 문제가 있어 2016년 용역에서도 김해공항 확장안은 물론 후보지로 꼽혔던 밀양보다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국가 재정도 문제다. 국제공항 8곳, 국내공항 7곳 등 총 15곳의 공항 가운데 인천·김포·김해·제주·대구를 제외한 10곳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매년 수십·수백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비판 속에서 영남권에 가덕도 신공항과 대구 통합신공항 등 2개의 공항을 건설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구 통합신공항은 K2공군기지를 이전하는 사업으로 기부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돼 정부에서 재정을 투자하는 사업은 아니다. 하지만 대구·경북에서는 정부가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려면 대구 통합 신공항도 정부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토부 방침= 국토부는 김해신공항 사업을 흔들림 없이 진행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 국토부는 현재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을 확정 고시하기 위해 관련부처와 기관과의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부울경 검증단의 검토조사가 마무리되면 협의를 진행해 합리적인 안에 대해서는 반영할 방침이다. 이어 상반기 중에 기본계획을 확정 고시하고 12월부터 기본설계에 들어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계획대로 행정절차가 진행되면 2021년 착공해 2026년 완공할 방침이다.

    국토부 신공항기획과 김진성 사무관은 "김해신공항 사업은 지난 2016년 합법적으로 결정됐으며 관련 지자체장의 동의를 받아 진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부산시가 주장하는 가덕도 등으로 인해 김해신공항 사업을 변경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최근 언급한 동남권 신공항 재검토 가능성 발언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발언은 절차를 지켜가면서 일을 하자는 의미인 것이며, 이후 김해신공항과 관련된 지시 등은 없었다"고 밝혔다.

    ◆공항 정치쟁점화 안돼= 수년간 갈등 끝에 5개 광역지자체가 합의해 결론을 내린 사안을 부산시가 다시 끄집어내 정치쟁점화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시각이 다수다. 김해신공항을 폐기하고 가덕도 신공항을 재추진하는 것은 다른 국책사업 추진에도 나쁜 선례가 될 것이고, 또 다른 갈등을 유발시켜 사회적 비용도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항 입지에 정치적 고려가 개입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동남권 신공항 발언에 자유한국당 영남지역 의원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는 상황을 봐도 그렇다. 4·3보궐선거와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이라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박완수(자유한국당, 창원 의창) 국회의원은 "김해신공항은 영남 5개 광역자치단체장 합의에 의해 용역을 거친 결론인데 일부 민주당 광역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이 가덕도 신공항을 주장하면서 다시 지역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며 특히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발언은 정치적 논리로 총선용??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세계적인 공항 모두 문제점을 안고 있다. 김해신공항이 소음·안전 등에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력투구해야 한다"며 "10년 갈등 끝에 내린 결론인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또 이런 상황을 만드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이다"고 비판했다.

    엄용수(자유한국당, 밀양·의령·함안·창녕) 국회의원은 "국토부는 김해공항 확장안을 밀고 갈 것이기 때문에 경남은 김해공항 확장에 따른 문제점을 보완해 국토부의 계획대로 실행이 되는 방향으로 힘을 모아야 현실적이고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이종훈 기자 lee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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