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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며- 옥미희(의창도서관 주부독서회장)

  • 기사입력 : 2019-0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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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2월도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며칠 손해 보는 것 같아 달력에 숫자를 기입했었던 어릴 적 생각이 드는 2월이다. 1, 2월은 새로운 일 년의 시작이지만 여전히 지나온 해의 잔해, 추위 속에 파묻혀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3월은 봄과 함께 출발선에 다시 선 듯한 느낌이다. 이는 마치 봄의 깃발 아래 뒤이은 계절이 대기하고 있는 듯하다. 흔히 3, 4, 5월을 봄이라고 하는데 3월은 아직 춥고 5월은 벌써 반소매 티를 찾게 된다. 그래서 온전한 봄을 느끼기에 4월 한 달은 너무 아쉽기만 하다. 거기에다 올겨울은 큰 추위가 없어서인지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많이 조급하진 않은 것 같다.

    그래도 3월은 꽃을 시샘한다는 추위 속에서도 봄을 맞이할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한다. 사방에서 뿜어져 나오는 꽃들의 유혹에 휘둘리며 한껏 부풀어 오른 설렘을 만끽하기도 한다. 학창 시절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이면 ‘학생들은 3월이 한 해의 시작’이라고 하셨던 어느 선생님의 말씀도 항상 이맘때쯤이면 떠오른다. 집안의 묵은 먼지와 마음속 부스러기를 털어 내고픈 것도 이즈음이다.

    봄을 나타내는 spring은 확 움직이다, 갑자기 뛰어오르다란 뜻의 동사로도 많이 쓰인다. 우수와 경칩에는 새싹이 돋고 특히 경칩엔 개구리와 함께 삼라만상이 겨울잠에서 깬다고 하니 그 의미만큼 분주한 계절임을 알 수 있다. 우리네 4계절은 제각각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있지만 유독 봄 앞에만 새롭다든지 희망과 같은 수식어가 붙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

    여러 사회 현상들이 아직은 꽁꽁 얼어붙은 겨울 속에 묶여 있는 것 같다. 두꺼운 얼음 밑에 강물이 소리 없이 흘러가듯 그래도 봄은 올 것이고 또 오는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수줍은 새색시처럼 살포시 우리 곁에 올지, 아니면 시끌벅적 풍물패처럼 요란스레 올지는 모르겠다. 다른 계절과 달리 오직 한 글자로 이름 지워진 계절이라 더 짧게 느껴지는 건 나의 지나친 억측일까. 확실한 건 어떤 모습으로 오든 다시 찾아온 무진장 반가운 손님과 좀 더 오래 시간을 함께하고픈 마음만이 절실할 뿐이다.

    옥미희 (의창도서관 주부독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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