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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길’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의령군- 허충호(함안의령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9-0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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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C 3세기, 지구 동쪽에는 만리장성이, 서쪽에는 로마 가도가 건설됐다. 한쪽에서는 방벽이, 또 다른 쪽에서는 대외로 뻗는 길이 만들어진 것이다. 폐쇄와 소통으로 대비되는 대토목공사는 발주자들의 삶과 흥망에 영향을 미쳤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지성에서는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경제력에서는 카르타고인보다 뒤떨어진 로마인이 지중해 패자가 돼 천년제국을 경영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사람다운 생활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로마인들은 인프라스트럭처가 사회 발전과 생활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이미 간파했다는 얘기다. 그 중심에는 ‘길’이 있다.

    의령군도 길이 화두다. 이선두 군수가 국도 20호선 의령~합천 구간을 4차로로 확장하기 위해 연일 국회로, 국토관리청을 찾아다니느라 바쁘다. 의령을 지나는 함양울산고속도로가 처음 만들어지고 의령 IC도 생기는 것과 때를 같이한 발걸음이다.

    의령은 명색이 경남의 지리적 중심에 있다지만 고속버스나 KTX를 타려면 창원, 진주로 거의 1시간을 이동해야 하는 교통 오지다. 여기에 고속도로와 IC가 생긴다니 고무적이다. 고속도로가 생긴다는 데 웬 길타령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바로 그 길 때문에 ‘길’을 더 넓혀야 한다는 게 의령의 주장이다. 국도20호선 의령~합천 구간 24.5㎞는 간선도로망이면서도 노폭은 2차로에 불과하다. 용덕~정곡 4.7㎞를 선형 개량했다지만 수도관을 L자처럼 휘어놓은 듯 희한한 모양새고, 4차로 구간이라야 부림면 막곡~단원 3.9㎞가 모두다.

    인구 3만명도 채 안되는 군 단위 간선도로가 2차로라고 무에 그리 큰 문제인가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실상 그리 가벼운 게 아니다. 2차로밖에 안 되는 이 도로는 함양울산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를 종축으로 연결하는 간선망이다. 의령과 합천을 연결하는 간선도로가 2차로라는 것은 대구경을 지나던 물이 직경이 좁은 수도관을 지나야 하는 꼴과 같으니 문제라는 것이다.

    군은 국토교통부의 국도건설5개년 계획에 이 구간을 4차로로 확장해달라고 건의했지만 비용 대비 편익(B/C)이 낮다는 이유로 매번 퇴짜를 맞았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비용과 편익이라는 상수만 내세울 일이 아니다. 발전 가능성이라는 변수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일이다. 군이 이 도로에 매달리는 것은 이런 지역발전 가능성에 기초한 것으로 풀이하고 싶다. 정부가 2021~2025년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을 수립 중이다. 오는 9월이면 사실상 골격이 완성된다. 계획을 논의하는 단계서 국도 20호선 의령~합천 4차로 신설 안이 진지하게 검토됐으면 한다.

    허충호 (함안의령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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