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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우리말 이대로 가도 되는가- 김연동(시조시인)

  • 기사입력 : 2019-01-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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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턴가 한국어는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높은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한류, 즉 케이팝과 한국음식의 영향이 컸다고 본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약 800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인이 사용하는 언어 순위로 볼 때 12위권이라고 하니, 한국어는 사용 인구로 미루어 봐도 중요 언어로 이해된다.

    한국어는 북한과 중국, 그리고 일본에서는 조선어(朝鮮語)라고 부르며,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의 고려인들 사이에서는 고려말(高麗말)이라고 불리고 있다.

    20세기 후반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캐나다, 호주,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베트남 등 세계 곳곳으로 우리 민족이 이주하게 되면서 이들 거주 지역에서도 한국어가 사용되고 있다.

    세계의 여러 종족이 사용하던 언어가 하나둘 지상에서 사라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는 잔존하여 오늘에 이른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

    중국이라는 대국에 눌려 만주어 등 여러 주변 언어들이 소멸되었지만 우리말은 살아남지 않았는가. 아시다시피 그 서슬 퍼런 일제의 조선어말살정책에도 조선어학회 회원들은 우리의 말과 글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옥중 투쟁을 해가며 지켜냈다.

    말과 글은 얼을 담는 그릇이다.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구금되었던 노산 이은상 선생이 홍원 옥중에서 남긴 ‘ㄹ자’라는 시조를 보면 그때 그분들의 정신을 읽을 수 있다.

    //제 ‘말’ 지키려다 / 제 ‘글’ 지키려다 / 제 ‘얼’ 붙안고 / 차마 놓지 못하다가 / 끌려와 / ㄹ(리을)자 같이 꼬부리고 앉았소//. 이보다 더 눈물겨운 조국애, 민족애가 어디 또 있겠는가.

    어렵사리 지켜온 우리말(글)을 함부로 훼손하고 있는 우리의 민낯을 한번 돌아봐야겠다.

    모바일과 광고, 방송 등에서 불가역적 언어 조합으로 인해 이해할 수 없는 길을 가고 있는 우리말의 현주소를 어떻게 바로잡아 나갈까를 고민해야 한다. 혼탁해진 한국어의 실상에 개탄을 금할 수가 없다. 당국의 언어순화 대책이 시급하다.

    김연동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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