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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14) 제24화 마법의 돌 ⑭

“어떤 대우를 원하십니까?”

  • 기사입력 : 2019-01-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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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분야의 전문가들을 찾아 직접 일본과 미국을 돌아다녔다. 그는 미국회사에서 중간 간부로 일하는 박창규를 실리콘밸리에서 만났다.

    “내가 한국에 가면 어떤 대우를 해주겠습니까?”

    박창규가 노골적으로 물었다.

    “어떤 대우를 원하십니까?”

    “주택과 차를 제공하고 삼일그룹 정사원 임금의 10배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좋습니다.”

    이정식은 연구원과 엔지니어를 특급대우를 해주면서 스카우트했다.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전문가에게는 삼일전자 사장의 임금 10배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실리콘밸리에도 전자회사를 세워 한국에 있는 전자회사와 유기적인 협조를 하도록 했다.

    실리콘밸리는 1970년대 초부터 형성이 되었다.

    실리콘밸리의 전자회사는 삼일반도체를 전 세계 유수의 기업으로 만드는 데 일조를 했다.

    “반도체 연구원들에게 그와 같은 특혜를 주는 것은 옳지 않다.”

    “삼일은 반도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삼일그룹의 직원들이 불만을 터트렸다.

    이정식은 삼일그룹 직원들까지 반대를 하자 고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정식은 삼일그룹 직원들의 불만을 억제하고 공장을 건설했다.

    삼일반도체는 처음에 전자시계를 만들었다. 이정식은 첫 작품이 완성되자 청와대에 선물을 했다. 그러나 시계만으로 반도체 시장에서 성공했다고 볼 수는 없었다.

    삼일반도체는 메모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일반도체는 이미 8메가 D램이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었으나 일단 4메가 D램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려면 우리 기술로 생산하지 않으면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해야 했다.

    삼일반도체의 연구진들은 D램 연구를 하다가 중요한 문제에 봉착했다. 반도체의 개발은 ‘밑으로 파는’ 트렌치(trench) 방식과 ‘위로 쌓아 올리는’ 스태크(stack) 방식이 있었다. 그 문제는 선진국들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삼일반도체는 오랜 고심을 하다가 스태크 방식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스태크 방식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전 세계 메모리 분야의 표준이 되었다. 삼일반도체는 이 결정 하나로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되었다.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고 한다. 반도체는 이제 우리 곁에서 인공지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자밥솥, 세탁기, 전자레인지, 텔레비전, 에어컨, 카메라, 자동차, 엘리베이터, 컴퓨터 등 모든 분야에서 반도체가 사용되고 있다.

    삼일반도체는 4메가 D램 메모리를 생산하면서 전 세계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메모리를 생산하면서 컴퓨터도 생산했다. 컴퓨터는 초기에 여러 회사가 경쟁을 벌였으나 삼일제품이 시장을 석권했다.

    삼일반도체는 매년 매출액에서 7~8%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 매출액이 적었던 사업 초기나 천문학적인 매출을 올리는 지금이나 일정한 비율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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