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6월 26일 (수)
전체메뉴

묵협(墨俠)- 김기형(경남사회적경제통합지원 센터 팀장)

  • 기사입력 : 2019-01-14 07:00:00
  •   
  • 메인이미지


    2018년 10월 30일 세계적인 무협소설계의 거성인 김용 작가가 95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중학교 시절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일명 영웅문 3부작에 흠뻑 빠져 <녹정기>, <천룡팔부> 등 그의 무협소설을 탐독했는데, 그의 죽음에 많은 생각과 상념에 빠졌고, 그가 중시한 협(俠)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김용은 살아생전 무협(武俠)에 대해 “무협의 정신은 힘을 겨루는 무(武)가 아닌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는 협 (俠)에 있다”고 정의했다. 그의 소설은 주인공이 개인적인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무(武)로써 협(俠)을 이루어 당대의 대협(大俠)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역동적이고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대의를 중시하고 약자를 보호하며 자신의 이익을 포기할 줄 아는 소설 속 협객(俠客)은 춘추전국시대에 실제로 존재했는데, 주로 기술자와 병법가로 구성된 묵협(墨俠)이라는 집단이 그러했다. 묵가(墨家)로 알려진 이 집단은 당대에는 묵협(墨俠)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수성술에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강대국이 약소국을 침략할 때 약소국이 강대국에 맞서 성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왔다. 묵협은 겸애(兼愛), 즉 차별 없고 조건 없는 사랑을 중시하고 비공(非攻)을 주장하며 약자에 대한 배려와 보호를 실천한 평화주의자였다.

    일례로 <여시춘추>에 따르면 기원전 381년 양성군(陽城郡)의 부탁을 받고 성을 수비했던 묵가 집단의 총수 맹승(孟勝)과 그의 제자 183명은 성의 수비에 실패하자 신의를 지키기 위해서 자결을 했다. 그들은 협(俠)을 실천하기 위해서 보상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자신의 목숨을 바쳐 약자를 보호하기에 앞장섰던 것이다.

    묵협이 당대에 유가와 경쟁할 정도로 지지를 받았던 이유는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강한 신념에다 뛰어난 역량과 기술을 통해서 약자를 도왔고 아무 보상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가 안 좋고 우리 사회의 약자들은 더욱 가혹한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들을 도와줄 묵협이 필요하다. 21세기의 새로운 묵협의 등장이 절실하다.

    김기형 (경남사회적경제통합지원 센터 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