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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승복- 주강홍(한국예총 진주지회장)

  • 기사입력 : 2018-12-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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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한 감동은 어떤 언어보다 더 상대를 승복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진정성이 보이고 그 순수가 온전히 수용이 될 때 손익계산 따위는 필요 없이 문제가 즉시 해결되는 경우를 접할 때가 있다. 시작과 과정이 명료하고 절차가 투명하고 그리고 상대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될 때에는 셈법은 아주 단순해진다.

    진주에서 개최되는 개천예술제는 이 나라 최초의 그리고 최고의 지방 예술축제로서 올해로 벌써 68회를 지냈다. 추산 140만명이 함께했고 62개의 행사를 치르는 동안 여러 가지의 수고로움은 어쩔 수 없지만, 그중에서도 기상이 주는 환경은 참 감당하기가 어렵다. 올 축제 중에 태풍 콩레이가 불청객으로 찾아왔다.

    문제는 행사장의 각종 설치물과 강변에 운영 중인 거대한 야시장의 관리가 난제였다. 염려대로 바람은 더 세었고 강은 범람했으며 난전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재해는 우리가 함부로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실감 나게 하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인간의 한계는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 피라미드를 쌓거나 만리장성을 쌓을 때 그랬을까. 상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이 개미 떼처럼 밤을 도와 짐을 운반했고, 물이 빠지게 무섭게 소방서와 인근 군부대 장병까지의 도움으로 단 하루 만에 행사장을 복구시킨 사건은 지금 돌이켜도 대단한 협업이었다. 어용(御用)이 아니다. 장화를 신은 진주시장이 계셨고 책임자인 필자도 허리가 아팠다. 조그마한 시청 여성 담당자의 고함도 함께 했다. 어디서 그런 힘들이 나왔을까. 감동과 공명이 가슴을 울리는 명장면이었다.

    행사를 마치고 상인들과의 평가회에서 누구도 손해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 그들도 같이했고 온몸으로 부딪친 진정성을 가진 대응에 승복한다고 했다. 머리띠를 묶고 구호를 외치는 염려를 단숨에 불식시키는 장면이었다. 인간적인 고마움과 함께 감사할 일이다.

    삶의 방정식은 정해진 해법이 없다. 저 가슴 깊이 숨겨진 감동의 선을 건드렸는지 승복은 공명으로 세상의 심성을 울릴 수 있다는 깊은 교훈을 배운 사건이었다. 그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내년에도 모든 독자 분들과 함께 더 짙은 감동을 갖는 한 해를 만나고 싶다.

    주강홍 (한국예총 진주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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