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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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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좋은 이웃과 함께하는 행복- 박종국(진영중앙초 교감)

  • 기사입력 : 2018-12-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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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제 아이 둘이 티격태격 싸웠다. 지켜보다 떼어놓으려고 참견을 했다. 그런데 도무지 그만둘 낌새가 아니었다. 해서 잘잘못을 가렸더니 서로 떠넘겼다. 우리는 이 같은 일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먼저 배려하기보다 남부터 따지기에 바쁘다. 느긋하게 우리의 문제를 찾는 데 인색하다. 그저 단죄가 먼저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동네 사람이 필요하다. 그만큼 아이는 수많은 사람과 부대껴야 경청하고, 공감하며, 배려하는 태도를 배운다. 그런 바탕이라면 된소리가 나고, 집단따돌림이니 학교폭력이 끼어들지 못한다. 옳고 그름을 조율하는 울림통을 크게 갖는다.

    한 세대만 거슬러 보아도 우리 사는 모습은 훈훈하고 정겨웠다. 담장이 쳐졌을망정 닫힌 울이 아니었다. 어렵게 살아도 맛난 음식이 담장 너머로 오갔고, 소리 소문이 울타리를 넘나들었다. 그러니 어떤 일이고 막힘이 없었다. 그냥 서로 소통함으로써 삿된 일은 저절로 해결됐다. 그게 우리네 삶이었다.

    한데 지금은, 아파트 숲을 이루고, 잘 산다.

    그렇게 자신하는 요즘 삶은 어떤가? 꽝 문을 닫으면 여지없이 남이 되는 세상이다. 한 아파트에 살아도 남이다. 어른을 만날 일이 없다. 그러니 그 속에 사는 아이들이야 오죽할까. 시시콜콜한 일 따지기에 앞서 내가 그의 다정한 이웃이 되어야 한다.

    중국 남북조시대의 역사서 남사(南史)에 송계아라는 고위관리가 관직을 그만두고 살 집을 보러 다녔다. 남들이 추천한 몇 곳을 다녀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천백만금을 주고 여승진(呂僧珍)이라는 사람의 이웃집을 사게 되었다. 송계아는 집을 고르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좋은 이웃이었다. 천만금을 주더라도 좋은 이웃과 함께한다면 행복하다.

    천금을 주고 집을 샀다는 얘기, 그냥 들리지 않는다. 어쨌거나 이웃을 잘 만나야 한다. 어느 아파트는 해마다 버스를 대절해 단체 나들이를 가고, 어느 빌라촌은 달마다 주차장에 자리 펴고 삼겹살을 굽는다고 한다. 아파트 주민 만남의 장이요, 잔칫날이다.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라고 했다. 그렇게 지내는 어른들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 어떻게 처신할까?

    박종국 (진영중앙초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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