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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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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몸보다 더 괴로운 ‘먹는 고통’

■ 파킨슨병의 삼킴장애
파킨슨병 진행될수록 삼킴장애 유병률 높아

  • 기사입력 : 2018-12-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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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킨슨병 환자에서의 삼킴장애는 오래전부터 병태생리에 대해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중추신경계의 기저핵과 연수를 포함한 뇌간의 퇴행성 변화가 삼킴장애를 일으키는 주요한 병리소견으로 알려졌으나, 설인신경과 미주신경 등 말초신경병증에 의한 인두의 감각기능 저하가 주요한 기전이라는 보고도 있다. 이러한 원인들로 인하여 발생하는 구강 인두기의 서동증, 경직, 불완전한 윤상인두근의 이완, 윤상인두근의 개방저하, 인두기 삼킴반사의 지연 등이 파킨슨 환자에서의 삼킴장애의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파킨슨병과 삼킴장애의 상관관계= 파킨슨병의 삼킴장애는 질환이 진행되면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며 유병률이 77~95%까지 높은 비율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삼킴장애는 질환이 진행될수록 더 많은 수에서 관찰되며 영양학적 문제, 호흡기적 합병증을 일으켜 심한 경우에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환자가 삼킴 곤란을 호소하는 경우는 30~80%이지만 객관적인 검사를 통한 이상소견은 75~97%로 더 높은 비율로 나타나며 자각 증세가 없는 삼킴 곤란의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자각 증세가 없는 흡인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경우라고 할 수 있으며, 15~33% 경우에서 증상 없이 흡인이 일어나 폐렴으로 진행한다. 따라서 파킨슨병에서의 삼킴장애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비디오투시 연하검사(videofluoroscopic swallowing study)가 추천되고 있다. 파킨슨병과 관련된 삼킴장애는 연령 증가에 따른 자연적인 삼킴기능 저하가 더해져서 증폭되어 나타나며 주로 구강기와 인두기의 문제가 두드러진다.

    ◆증상= 삼킴장애를 보이는 환자들이 나타내는 증상이나 징후는 매우 다양하다. 음식물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음식물을 아예 입에 넣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입 안에 들어온 음식물이나 침을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 삼키기 전후, 삼키고 나서, 식사 후 잦은 기침을 보이는 증상, 식사를 하고 난 다음 입 안이나 뒷부분에 음식 잔여물이 많이 남아 있는 증상도 있다. 폐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이유 없이 체중이 줄어들 수도 있으며 가래가 자꾸 생기고 목소리도 가래가 낀 목소리로 변할 수 있다. 또 환자가 삼키는 것이 힘들다고 호소할 수도 있다.

    ◆단계별 삼킴장애= 삼킴의 단계는 크게 구강기, 인두기, 식도기로 나누어서 이야기할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의 가장 흔한 구강기 문제는 저작과 혀 움직임의 장애인데 혀와 구강 근육의 강직과 서동증으로 인해 음식덩이 형성과 이동이 저하된다. 파킨슨병 환자는 혀에도 떨림(tremor)이 나타나서 불수의적인 앞뒤 반복 움직임이 나타나는데 이로 인해 음식덩이를 혀 뒤로 넘기지 못하고 입 안에 머물고 있게 되며 작은 양의 음식덩이만 인두로 넘어가는 삼킴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하여 일정량의 음식덩이를 넘기기 위하여 여러 번을 삼켜야 하는 현상이 생기며 구강 내에서의 음식덩이의 조절이 잘 되지 않으므로 구강 내에 머물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혀와 구강 내 공간에 잔여물이 남게 된다.

    인두기에서는 음식덩이가 혀 뒤로 넘어오면 인두벽이 수축을 하고 윤상인두근이 열리며 혀의 뒷부분이 낮아지면서 음식물이 인두 안쪽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파킨슨병에서는 이와 연관된 근육의 기능이 감소하면서 인두기 삼킴장애가 발생한다. 가장 흔한 인두기 이상은 인두기 삼킴반사의 지연, 후두 움직임의 지연, 인두수축력의 감소, 음식물 잔존과 흡인 등이 있다.

    식도기의 주요장애는 연동운동의 약화로 인해 음식물이 식도에 남아있거나 식도에서 후두로 역류되는 것이다. 이는 주로 불완전한 상부 식도근 이완, 하부 식도근 압력 저하, 무연동증, 높은 음식덩이 압력, 식도 경련, 지연된 식도기 등의 원인에 의해 기인한다. 이 외에도 식도 경련이나 위 식도 역류 등이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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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진이 파킨슨환자의 삼킴장애를 진단하기 위해 비디오투시 연하검사를 하고 있다./희연병원/

    ◆치료= 파킨슨병에서의 삼킴장애 치료는 다른 삼킴장애 치료와 같이 턱을 당기고 소량씩 점도를 증진해서 섭취하는 것이 흡인을 예방할 수 있으며, 음식물 성상조절, 소량씩 먹기, 여러 번 삼키기 등의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발성과 삼킴에 관여하는 근육들은 중추와 말초 신경계통을 상당부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삼킴장애에서 언어치료의 효과에 대해서도 최근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고, 성량을 증대시키는 데 중점을 둔 언어치료가 운동과 감각 자극을 통해 호흡 및 후두 기능의 향상을 일으켜 삼킴장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투여하는 도파민이 삼킴장애 치료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파킨슨병의 병리생태와 다른 기전 때문에 치료 효과가 크지 않다는 보고도 있으나 환자에 따라서 혀의 서동증과 경직을 감소시켜 구강기의 호전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약물에 반응이 있는 환자라면 복용 후 효과가 지속되는 on 상태에서 식사를 진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파킨슨병에서의 삼킴장애는 높은 유병률을 보이며 병의 경과가 진행될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삼킴장애는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도록 할 수 있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없더라도 삼킴장애가 동반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삼킴장애를 정확하게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 중 하나인 비디오투시 연하검사는 검사실에서 환자에게 조영제가 섞인 음식을 양과 농도를 다양하게 해서 드린 후 그 음식을 삼키게 하면서 삼킴과정을 실시간으로 투시영상을 확인해 어느 과정에서 어떤 음식 성상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비디오투시 연하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준희 기자

    도움말= 희연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이승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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