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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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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병원부지 매입, 17년째 방치한 동아학숙

  • 기사입력 : 2018-10-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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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대학교 학교법인 동아학숙이 김해지역에 대규모 병원부지를 사 놓고 17년째 감감무소식이라고 한다. 동아학숙은 지난 2001년 5월 동아대 부속병원 신축을 목적으로 김해시 대청동 일대 1만695㎡를 39억5700만원에 매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병원 건립계획을 세우지 않아 비난을 사고 있다. 이같이 땅만 확보한 사이 공시지가는 2002년 1㎡당 78만7000원에서 최근 140만4000원으로 16년 새 두 배가량 올랐다는 것이다. 현지 부동산업계에선 3.3㎡당 700만~800만원 수준에 천정부지로 치솟았다는 시각이다. 각종 잡음 속에 지가상승만 노린 투기사업이라는 의혹을 받는 가장 큰 이유다. 병원 신축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향후 계획도 밝히지 않으면서 질질 끄는 동아학숙의 태도에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투기의혹이 제기된 동아학숙 부지의 용도는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도시계획시설(의료시설)로 지정돼 있다. 김해시는 동아대병원 유치와 관련해 그간 학교 관계자 등과 여러 차례 접촉했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동아학숙의 병원 건립의사가 사실상 없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병원 건립이 유야무야되면서 시는 병원 부지의 다른 용도 변경 허가는 불허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같이 병원부지가 장기간 공터로 비워지면서 부지 일대는 잡풀만 우거진 ‘흉물지대’로 전락한 상태다. 병원을 짓지 않고 방치하고 있으나 다른 대안을 찾기도 힘든 처지다.

    이제 김해시가 해당 병원부지에 대한 적극적인 행정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본다. 투기의혹이 짙게 제기되는 만큼 시가 모호하고 소극적인 대처로 대응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동아학숙은 지금이라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열악한 지역의료 환경개선을 위해 당장 추진될 것으로 기대했던 시민들에게 엄청난 실망감을 안겼기 때문이다. 동아학숙이 토지공사로부터 매입한 가격에 시가 매입해 대학병원을 유치하는 방안 등을 고민할 필요가 충분하다. 이런 점을 고려해 시가 이 사업에 대해 결코 뒷짐 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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