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7일 (토)
전체메뉴

[자율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행복한 학교를 찾아] 캐나다 온타리오 주·미국 뉴욕 교육기관 탐방(3·끝)

“교사, 학생 학습활동 조력·안내자 역할 충실”

  • 기사입력 : 2018-10-23 07:00:00
  •   
  • 메인이미지
    미국 뉴욕 인근 ‘The Scholars Academy’ 학생들이 고교 과정의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자기주도적 AP 학습활동을 하고 있다.



    모든 수업 소통·토론·협력으로 진행

    학생들 생각 표현하는 활동 중요시

    교과 간 벽 없는 융합수업도 이뤄져


    평소 선진국의 교육에 대한 탐방의 기회를 갈망하고 있었다. 패키지 여행으로 세계 각국을 가 볼 수는 있지만 내가 유학을 가지 않는 한 교육기관을 방문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도교육청에서 공모하는 국외 교육기관에 대한 연수들을 신청하더라도 경쟁이 치열해 연수 대상자에 선정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이번에 행복학교를 운영하는 교무행정원, 교사, 관리자를 포함한 교직원이 함께 연수 대상자가 돼 캐나다와 미국의 선진교육과 학교들을 탐방하는 행운을 얻게 됐다. 이 경험은 학교를 운영하는 교장으로서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하였고 소중한 경험을 통해 교육철학에 대해 진일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처음 방문한 캐나다 토론토 중등학교는 우리나라 학제로는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운영되는 4년제 학교였다. 두 팀으로 나뉘어 각각 다른 학교를 방문했는데 15명 정도의 우리 교직원이 학교를 들어섰을 때 행정실 같은 곳에서 사무를 보던 어떤 사람이 우리를 서서 맞이했다. 나는 행정실장 혹은 행정직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학교의 교장이었다. 우리를 교사휴게실에 모아 학교 탐방의 전체적인 일정에 대해 브리핑하고 이어 부교장이라고 하는 두 분을 소개했다. 우리 학교 현장에서는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교장이 손님을 맞이하고 설명하고 안내하는 모습에서 우리가 그렇게 이루어 가고자 하는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볼 수 있었다.

    이어서 교실수업을 돌아보았다. 칠판을 향해 한 방향으로 정돈된 책상구조는 어디에도 없었다. 모둠배열로 이루어진 책상 배치였다. 스페인어 수업에서는 우리도 하고 있는 하브루타 수업인 짝토론 수업을 하고 있었고, 수학 수업에서는 거꾸로 수업을 하고 있었다. 중학교 2학년에서 배우는 삼각형 닮음조건의 증명과정을 고등학교 1학년과정에서 배우고 있었다. 미리 선생님께서 제작한 동영상을 보고 와서 수업에 임했고 학생들은 자기 모둠에서 잘하는 학생과 멘토-멘티로 협력수업을 하고 있었다. 모든 수업이 소통과 토론, 협력으로 진행됐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교실수업 개선의 모습이 이미 정착돼 있었다. 캐나다 온타리오 교육청에서는 학생들에게 공평한 교육기회의 제공과 학생들 개개인에 맞는 교육, 이 두 가지를 가장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인이미지
    김진주 함안여중 교장

    미국 뉴욕에서는 공립형 영재학교, 유·초·중·고교를 함께 운영하는 명문 사립학교와 유·초·중을 운영하는 대안학교를 탐방했다. 모든 학교는 교과교실제로 운영되고 있었고 특히 명문 사립학교는 교실의 벽이 없는 오픈교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교과 간의 벽이 없는 융합수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교실 구조였다. 공립이든 사립이든 대안학교든 예술교육을 중요시하고 있었고 연극 수업은 필수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학생들 개개인의 생각을 언어와 행동으로 표현하는 활동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배우는 활동에 교사는 조력자와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교육에서 그렇게 돼야 한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이루어지는 선진교육을 직접 탐방하고 보니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학생들은 찌들지 않고 행복해 보였으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찾아가는 삶과 연계된 교육이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안쓰럽게 여겨졌지만 내가 돌아와서 교육현장에서 할 일이 많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지금 경남교육청에서는 행복학교를 통해 교육에 대한 미래를 실현하고자 하고 있다. 민주적인 학교문화 조성과 수업 혁신, 이 두 가지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에서 자신의 진로를 찾고, 배움이 일어나는 교실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를 바라고 있다. 선진국 교육 탐방을 통해 나의 눈과 마음이 넓어져 교육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겼다. 이러한 선진교육의 탐방 기회를 넓혀 교육에 대한 희망과 열정을 가진 교직원들로 넘쳐나는 학교를 기대해본다.

    김진주 (함안여중 교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