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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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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에 사기장 이름 딴 ‘신정희 길’ 생겼다

막사발 재현 노력에 주민들 신청
하북면 평산마을 1.3㎞ 구간 명명

  • 기사입력 : 2018-07-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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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신정희 선생의 장남 신한균 사기장이 ‘신정희 길’ 표지석 옆에 서 있다./양산시/


    고(故) 신정희 사기장 도로명이 생겨 눈길을 끌고 있다. 양산에서 인명을 쓴 명예 도로명으로는 신 사기장이 처음이다.

    양산시는 최근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길 1~평산마을길 140(1.3㎞) 구간 도로를 명예도로명으로 ‘신정희길’로 명명했다.

    신 사기장은 지난 2007년 6월 별세했다. 양산시가 평산마을길 시작과 끝지점에 신정희길을 알리는 표지판을 부착한 데 이어 신 사기장의 장남인 신한균 사기장도 평산마을길 시작 지점에 신정희길을 알리는 표지석을 설치했다.

    명예도로명은 도로명주소법에 따라 기업 유치나 국제 교류, 관광객 유치 등을 목적으로 붙일 수 있다. 도로명주소 안내지도에 법적도로명과 함께 5년간 표기된다. 기간 경과 후에는 시도로명주소위원회 심의를 통해 계속 사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신정희길은 지난 2월 신 사기장의 장남과 평산마을 일부 주민이 양산시에 ‘평산마을길을 신정희길로 명명해 달라’는 민원을 넣으면서 시작됐다. 주민 김모씨는 “신 사기장은 1975년 평산마을로 이주해 이듬해 가마를 열고 2007년 돌아가실 때까지 우리나라 도자기 재현에 노력한 사기장이다.

    주민들은 “그는 일본에서 먼저 유명해진 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해졌다. 신정희 길 명명으로 인해 일본 관광객 유치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양산시도 한 평생 우리 그릇을 재현하다 별세한 신 사기장의 정신을 기려 명예도로명 신청을 받아들였다.

    신 사기장은 1930년 8월 사천군 용현면에서 출생해 19세 때 시조시인인 김상옥으로부터 청자 사금파리 하나를 얻은 것을 계기로 우리 그릇 재현에 평생을 보냈다. 그는 1964년 경북 문경과 단양 등지에서 그릇 굽기에 나섰고, 1969년 자연유약을 바른 황도사발인 ‘조선 막사발’ 재현에 성공해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1975년 일본에서 수차례 전시회를 가지면서 일본인을 매료시킨 신 사기장은 1979년 6월 서울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열어 임진왜란 후 대가 끊긴 것으로만 여겨졌던 조선 막사발과 연회 항아리 등을 공개했다. 그의 그릇은 소박하면서도 정교해 국빈이나 외교사절들을 위한 선물로 사용됐다. 신한균 사기장은 “신정희 길로 명명된 평산마을길은 평소 아버지가 그릇을 굽기 전 머릿속 그림을 그리기 위해 즐겨 산보하는 길이었고, 마을 입구 주점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구수한 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말했다. 김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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