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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덕에 지적장애인 2명 30년 만에 가족 품으로

  • 기사입력 : 2018-07-18 13: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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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 전 실종된 지적장애인 2명이 경찰 도움으로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경남지방경찰청 장기실종전담반은 1986년과 1987년에 각각 실종 신고된 A(37·여)씨와 B(44)씨를 최근 찾았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987년 3월 부모님과 함께 밀양 친척집에 왔다가 집을 나간 후 실종됐다. 당시 5살이었던 A씨는 지적장애 1급으로 말을 못했고, A양의 가족들은 실종신고를 했지만 찾지 못한 채 한 맺힌 세월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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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지방경찰청 사진 제공.

    이후 지난 2016년 3월 출범한 장기실종전담반은 이 사건을 인계받은 후 A씨가 장애시설에 있을 것으로 보고, A양의 어머니의 DNA를 새롭게 채취해 탐문 조사를 펼친 끝에 A양을 도내 모 보호시설에서 찾았다. A양은 실종 당시 고속버스 안에서 발견돼 새로운 이름과 주민번호로 지적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A양과 어머니는 지난 3일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대구 한 요양병원에서 31년만의 모녀상봉을 이뤘다. 이날 A양의 어머니는 A양의 손을 붙잡고 "엄마 안 보고 싶었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경찰은 이와 함께 1986년 9월에 실종됐던 B씨도 찾아 32년 만의 가족 상봉을 도왔다. 당시 창원에 살던 B씨는 12세에 학교 운동회에 간다며 나간 후 실종됐다. B씨의 어머니는 아들을 찾아서 생업을 포기하고 전국 아동보호시설과 부랑자 시설을 찾아다녔지만 찾지 못하고 눈물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지난 2016년 1월 B씨의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호적신고를 위해 B씨의 실종을 재신고했다.

    이를 접수한 장기실종전담반은 지난 1월 B씨 어머니의 DNA를 새로 채취해 서울지역 한 보호시설에서 다른 이름으로 살고 있는 B씨을 발견했다. 지적장애 2급인 B씨는 실종 3년 뒤인 1989년 서울 도봉구청에서 발견돼 서울의 한 장애인 시설에서 지금까지 지내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B씨의 어머니는 지난 7월 뇌경색으로 쓰러졌으며, 어머니를 대신해 B씨를 만난 누나는 "미안하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A씨와 B씨는 경남경찰청 장기실종자전담반이 출범한 이후 5번째 발견한 장기 실종아동(장애인 포함)이다.

    장기실종전담반 심성배 경사는 "오래된 사건을 추적하고 재수사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오랜 시간 그리워 하던 가족이 만나는 것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경찰청은 장기실종전담반은 지난 2016년 3월부터 도내 실종아동 등(18세 미만 아동·지적장애·치매환자)에 대한 집중수사를 펼치고 있으며, 전담반 신설 후 신고 접수와 발견 건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경남도내 올해 상반기 접수 실종아동 등은 1234명으로 지난해 동기간 접수건수인 873건에 비해 40% 증가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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