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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조선기자재산업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 나영우(경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 이사장)

  • 기사입력 : 2018-02-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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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선진국들은 조선산업을 크게 선박운영회사, 선박건조 조선소, 조선기자재산업 모두를 아우르는 말로 정의하고 있다,

    조선기자재산업은 선박에 설치되는 장비는 물론 설비, 각종 의장품과 도장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산업이다.

    조선 선진국들은 선박을 건조하기에 앞서 선행 주체인 선박운영회사 또는 선주사의 장기적인 사업계획과 경영에 대해 먼저 검토하며 이들의 필요에 의해 선박의 기능과 기술을 개발한다. 이 과정에서 선행 또는 후행산업인 조선기자재업계와 역할과 관계를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상생과 동반성장을 추구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조선소만 있고 선·후행산업은 없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기자재산업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선박건조 원가의 약 70%를 기자재가 차지하고 있지만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상태다. 조선소가 있어야 조선기자재도 있다는 단순한 논리에 파묻혀 있기 때문이다. 조선 선진국의 경우 조선산업이 본격적인 글로벌산업으로 경쟁체제에 돌입하기 전부터 자국의 선주들 또는 몇몇 굴지의 엔지니어링사들이 개념설계 및 기본설계를 하는 선박에 탑재 또는 설비되는 중요한 장비와 설비, 의장품들은 자국이 생산 또는 추천하는 조선기자재를 사용하도록 사양서와 도면에 명기해 선급의 승인을 얻도록 하면서 조선기자재업체들이 독자적으로 생존·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과 대조적이다.

    우리도 좀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중장기대책을 수립하고 선주들의 요구를 선제적으로 대응해 국내의 조선소와 조선기자재 생산업체들이 협조체제를 갖추도록 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로 인해 현재와 같은 조선산업의 침체기에는 조선소와 기자재산업이 동반몰락하는 최악의 사태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실제로 대기업 및 중대형 조선소들 중심으로 신조선에 모든 조선산업의 초점을 맞추고, 외형적인 선박건조의 수주에만 전력을 다하여 매달려 왔기 때문에 지금처럼 선박 주문이 급감하자 이에 대응하고 선가를 낮추기 위해 기자재의 국산화에 온갖 노력을 다해보지만 이미 모든 사양서와 도면에 명기된 고가의 해외수입 조선기자재를 변경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더구나 국내 선주사들의 신조선박까지도 외국 엔지니어링사에 설계를 맞긴 선박들은, 이미 선급에서 승인된 고가의 해외수입기자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서글픈 현실이다.

    늦었지만 우리도 정부와 지자체가 구심점이 돼 조선소와 조선기자재업체 그리고 국내의 선주사(해운사, 운영사)는 상호 협조체제를 갖춰서 국내외 선박의 국가별, 조선소별, 선종별, 자재별, 소요시기별 수요현황을 세밀하게 분석, 중장기적으로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선박의 초기 사업구상에서부터 참여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에서 컨트롤타워를 맡고 국내 및 세계시장의 정보를 수집해 가장 적합한 조선소와 기자재업체 그리고 설계 엔지니어링 업체와 강력한 협조체계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고 절실하다.

    나영우 (경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 이사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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