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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78) 시건, 쪼대로

  • 기사입력 : 2017-12-2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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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 벌시로 올개가 다 가뿠네. 그모레부텀 새해네. 나드이 시간이 퍼떡 간다 카는 생각이 들더라꼬.

    △서울 : ‘글피’를 말하는 그모레, 오랜만에 들어보네. 자기 나이에 킬로미터(㎞)를 붙이면 인생 속도라는 말도 있잖아. ‘나드이’는 ‘나이가 드니’란 말이지?

    ▲경남 : 하모, 그라고 ‘나이가 많은 사람’을 ‘나만사람’이라 칸다. 얼매 전에 일하다가 시건 없다 카는 소리를 들으이 얼척어+ㅁㅅ더라꼬. 나들어가 들을 소리는 아인 거 겉은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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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 ‘시건 없다’가 무슨 뜻인데?

    ▲경남 : ‘시건’은 ‘소견’, ‘식견’, ‘일처리 능력’을 뜻하는 겡남말이다. ‘시건 없는 소리 고마해라’, ‘나는 애(에)리도 시거~이 들었다’ 이래 칸다. ‘소견머리’ 뜻의 ‘시건머리’와 ‘시건덕머리’도 마이 씬다.

    △서울 : 어떤 상황에서 그런 말을 들었는지는 몰라도 기분 안 좋았겠다. ‘철나다’, ‘철들다’ 하고 비슷한 말이네. 곰곰이 생각하면 철든다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닌 거 같아. 어떻게 보면 철든다는 건 눈치를 본다는 거잖아. 회사나 모임에서 필요한 말이나 행동인데도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하지 않는다면 그게 잘못된 거 아닐까?

    ▲경남 : 니 말 맞는 겉네. 나들어도 눈치 보지 말고 시건 없는 소리 한분썩 해야 되겄다. 세상은 다 지 쪼대로 살아가는 벱(법)인데 그쟈.

    △서울 : ‘쪼대로’가 무슨 뜻이야?

    ▲경남 : ‘쪼대로’는 ‘생긴 대로’, ‘타고난 대로’ 뜻인데 표준말은 어+ㅁㅅ다. ‘너거 쪼대로 나가서 펭상(평생) 묵고살 기술을 배와가 와야 안되겄나’, ‘아무리 저거 사람이라 캐도 지 쪼대로 물갈이하모 되는 기가’ 이래 칸다. ‘쪼대로’는 창원 겉은 데서는 약간 비하하거나 희화화하는 뜻도 있다. 우짜든지 새해엔 복 마이 받거로 살아보자꼬~.

    허철호 기자

    도움말= 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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