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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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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63) 제20화 상류사회 ⑬

“내가 밀어줄게”

  • 기사입력 : 2017-08-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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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숙은 천천히 술을 마셨다. 박인숙이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었다.

    “예.”

    이민석이 단숨에 잔을 비웠다.

    “씩씩해서 좋다. 육사 출신인가?”

    “예.”

    “우리 때는 육사 생도가 여학생들에게 최고 인기였어. 절도 있는 동작 때문에….”

    사관학교 생도들은 서경숙이 대학생일 때도 인기가 좋았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지 의사와 변호사들이 인기가 있는 남자가 되었다.

    “국방부로 돌아간다며?”

    “그렇게 됐습니다.”

    “꿈이 뭐야? 사단장인가?”

    “육군 장교라면 누구나 사단장을 꿈꾸겠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평탄하게 군 생활을 마치고 연금을 받아서 말년을 보내는 것을 바라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사단장을 거쳐야 참모총장을 할 수 있다면서?”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사단장이 되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을 따는 것이고 참모총장은 더욱 어렵지요.”

    “내가 밀어줄게.”

    박인숙의 말에 좌중이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농담이라도 기분 좋은 말이다.

    “서경숙씨는 대통령님이나 비서실장님이 많이 아끼시는 거 같아요.”

    박인숙이 정색을 하고 서경숙을 응시했다.

    “아니에요.”

    “이번 선거에 큰 공을 세웠대요. 민사모도 조직해서 운영하고… 대통령선거 유세장을 따라다니면서 일일이 모니터를 하여 대책을 세우게 하고… 이번 선거 유세 테마가 감성선거라면서요?”

    “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요.”

    “말을 해야 아나? 여의도에 소문이 파다한 걸. 우리 모임이 있는데 나와요.”

    “모임이요?”

    “동백회라고… 남들은 칠공주라고 그러는데 아줌마들이 무슨 공주야? 퀸이라면 모를까….”

    박인숙이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세븐퀸에 대한 소문은 서경숙도 들은 일이 있었다. 대기업 회장이나 장관급 이상 고위 관직에 있는 남자들의 아내 모임인 동백회. 그 동백회를 움직이는 여자들을 세븐퀸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소위 상류사회 여자들이다.

    서경숙은 선뜻 대답을 하지 않았다.

    박인숙과 윤석호는 질탕하게 술을 마셨다. 식당에서 나왔을 때는 두 사람이 모두 잔뜩 취해 있었다.

    이민석은 술을 많이 마셨는데도 단련이 되어서인지 얼굴은 취기가 있어도 멀쩡했다. 서경숙은 술을 천천히 마셨다. 노래방까지 마쳤을 때는 거의 11시가 되었을 때였다. 박인숙이나 윤석호는 관용차가 지급되기 때문에 차가 와서 술에 취한 그들을 태우고 갔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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