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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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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61) 제20화 상류사회 ⑪

“비 오는 거 조금 구경하지”

  • 기사입력 : 2017-08-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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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때문에 넓은 모래사장도 젖어 있었다. 피서지에서 비를 맞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다.

    “삼겹살 냄새가 진동하네요.”

    전은희가 혓바닥으로 입술을 핥았다. 비가 오고 있기 때문일까. 서경숙에게도 냄새가 구수하게 느껴졌다.

    “그러게.”

    서경숙은 걸음을 멈추고 먼 바다를 응시했다. 바다는 파도까지 높게 일고 있었다. 파도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면서 모래톱으로 달려왔다. 어느 텐트에서인지 학생들이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삼겹살 먹고 싶다.”

    “그럼 먹으러 가지. 한번 검색해 봐.”

    요즘은 식당에 갈 때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한다. 심은지가 검색을 하고 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식당을 찾았다.

    “시간이 좀 이르기는 한데 지금 식사하시겠어요?”

    심은지가 서경숙을 쳐다보고 물었다. 시간은 오전 11시가 조금 지났을 뿐이다. 점심 식사를 하기에는 이른 시간이었다.

    “비 오는 거 조금 구경하지.”

    “네.”

    호텔로 돌아와 차를 마시면서 바깥 풍경을 구경했다. 비오는 날의 바다 풍경도 운치가 있어서 좋았다. 호텔의 커피숍에 앉아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했다. 이제는 어디서나 인터넷을 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

    수색의 부동산 중개인과도 통화를 했다. 그는 한 채 남았던 주택마저 팔았다. 수색은 아직도 집값이 오르고 있었으나 투기를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식사하러 갑시다.”

    서경숙은 12시 30분이 되어서야 최명수를 불러 식당으로 갔다. 삼겹살집은 비가 오고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간신히 한쪽 구석에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성수기라 사람이 많네요.”

    심은지가 주위를 들러보면서 입을 벌렸다.

    “피서철이 지나면 많지 않을 거야.”

    서경숙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은 것이 신경에 거슬렸다.

    “서울이 텅텅 비었대요.”

    심은지가 다시 말했다.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러 와서 전은희가 주문을 했다.

    “서울은 폭염경보까지 내렸대요.”

    “서울은 비가 오지 않나?”

    심은지가 스마트폰을 보면서 계속 말하여 서경숙이 중간에 잘랐다. 새벽에 내려올 때는 서울에 비가 왔었다.

    “오전에 그쳤나 봐요. 소나기는 동해안만 오고 있대요.”

    심은지가 스마트폰을 접었다. 서경숙은 작은 나라인데도 기후가 참 다르다고 생각했다. 삼겹살을 굽고 소주를 마셨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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