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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48) 제19화 대통령선거 78

‘간지러운 남자네’

  • 기사입력 : 2017-08-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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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프국립공원은 방대한 자연공원이었다. 공기는 청정했고 물은 맑았다. 서경숙은 호텔에서 쉬면서 태고의 자연을 마음껏 즐겼다. 로키산맥은 가을이 시작되고 있었다. 울창한 삼림이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엄마, 나도 여기 다시 오기는 쉽지 않을 거야.”

    소희가 서경숙의 팔짱을 끼고 호숫가를 걸었다.

    “그래. 누구나 그래.”

    서경숙은 아름다운 호수에 넋을 잃었다. 마음을 먹으면 다시 올 수 있겠지만 어쩌면 다시 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

    “캐나다의 국립공원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은 몰랐어.”

    “나도 이렇게 좋을 줄 몰랐어. 정말 아름답구나.”

    “밴프에서 이틀 있을 거야. 괜찮아, 엄마?”

    “그래. 너희들 좋은대로 해.”

    서경숙은 여행 일정을 아이들에게 맡겼다 호수를 산책한 뒤에는 흔들의자에 앉아서 태고의 바람을 느끼고 만년설의 정취에 취했다.

    이튿날 계곡에서 배를 타고 트레킹을 하게 되자 서경숙은 환호성을 질렀다. 트레킹은 자연과 어울리는 모험이었다. 카누에 두 사람밖에 탈 수 없었기 때문에 서경숙은 타지 않으려고 했다.

    “너희들 둘이 타라. 엄마는 구경할게.”

    “엄마가 지훈이하고 타.”

    소희와 서경숙이 옥신각신하고 있을 때 금발 남자가 가까이 왔다. 그는 자신을 소개하고 자신도 일행이 없이 혼자 왔으니 함께 트레킹을 하자고 서경숙에게 제안했다. 그는 핸더슨이라는 미국인이었다.

    “엄마, 그렇게 해.”

    소희가 서경숙에게 권했다. 핸더슨이라는 미국인이 호감이 갔으나 서경숙은 아이들 때문에 난처했다. 그러나 지훈까지 권하자 핸더슨이라는 미국인과 카누를 탔다. 좁은 계곡을 따라 30분이나 흘러내려갔다. 핸더슨은 카누 경험이 있어서 서경숙을 안전하게 해주었다. 서경숙은 환호하고 웃으면서 카누를 탔다.

    “오늘 고마웠어요.”

    호텔로 돌아와서는 핸더슨에게 감사의 인사로 커피를 대접했다.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되면 데이트를 해요.”

    핸더슨이 서경숙의 귓전에 먼저 속삭이고 먼저 출발했다.

    ‘간지러운 남자네.’

    서경숙은 핸더슨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었다. 핸더슨은 기분 좋은 남자였다.

    “엄마, 젠틀한 사람 같지?”

    소희가 뒤에 와서 서경숙의 어깨를 안았다.

    “그래.”

    서경숙은 소희에게 눈을 흘겼다.

    캐나다의 로키산맥은 한국과 수천리, 수만리가 떨어져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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