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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인] 가야사 연구 이끄는 김삼기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장

“국정과제 채택 맞춰 가야사 연구 중추역할 하겠다”
가야사 실체 규명·학술자료 확보 목적
고분·발굴조사·학술총서 등 자료 발간

  • 기사입력 : 2017-08-0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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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삼기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장이 가야사 복원에 관한 생각을 얘기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고대 가야사 연구와 복원을 지시하면서 가야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철의 제국 가야는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시대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며 한국 고대사에서 변방으로 취급받았다. 이번을 계기로 가야사 연구와 복원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그 어느 때보다 가야사 연구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경남은 김해 금관가야와 함안 아라가야 등 왕릉급 고분을 발굴해 가야사 연구의 중심지로 손꼽힌다. 창원시 의창구에 자리한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서 김삼기 소장을 만나 연구소 역할과 가야사 연구 진척,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문을 연 지 20년이 넘었다. 연구소를 소개한다면.

    ▲지난 1990년 6월 문화재청 산하 연구기관으로 문을 연 가야문화재연구소는 경남과 울산, 부산지역 내 문화재 보존과 중요유적 학술조사 연구를 맡고 있다. 가야사 실체 규명과 유적정비의 기초가 되는 학술자료를 확보하는 게 주요 목적이다. 발굴조사와 출토유물의 과학적인 보존처리와 관리도 연구소가 해야 할 일이다. 지금까지 성과를 토대로 가야문화권 고분, 도성유적 발굴조사와 학술총서 등 총 90권의 자료를 발간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기관이 아닌 연구기관이다 보니 연구소를 잘 모르는 시민이 많다. 지역민과 소통하기 위해 연구소가 발굴한 유적을 박물관과 연계, 전시하거나 발굴현장에서 시민강좌를 종종 열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가야사 복원’을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는데, 의미는 무엇인가.

    ▲지난 6월 1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대통령이 “우리 고대사는 삼국사 이전의 역사가 제대로 연구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 특히 가야사는 신라사에 덮여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다”면서 이를 국정과제에 포함시켜 달라는 취지에서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가야사는 신라사에 가려 주목받지 못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를 연구해 올바로 복원하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이번 가야사 연구의 국정과제 채택을 계기로 보다 활발한 학술연구가 진행되길 바란다.

    -권역별 역사 밀어주기, 특정 지자체 예산 몰아주기 등 정치적인 의도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 가야는 김해와 함안, 창녕을 비롯해 경북 고령 등 넓은 지역에 걸쳐 있다. 최근 발굴조사가 진행되면서 전남 순천과 광양, 전북 남원과 임실, 장수 등 호남 동부지역에서도 가야시대 유물이 출토돼 지역적으로 가야문화권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가야문화권을 오늘날의 행정구역 중심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가야사를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지역적인 정서와 인식의 차이가 깔려 있었다고 본다. 가야사의 실체가 정확히 밝혀지기 전에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스스로 역사를 왜곡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이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가야는 600년간 독립적인 정치를 유지했지만 고대 삼국에 비해 조명이 덜 됐다. 그 이유는?

    ▲기록에 의하면 가야는 562년 신라에 흡수됐다. 역사가 승자 원칙에 따라 쓰이지 않나.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추측을 해보면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가야가 단편적으로 되어 있어서 가야가 삼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헌으로 남아 있는 기록이 빈약한 것 같다. 가야에 관한 연구는 사실 일본이 일제강점기 때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먼저 시작했다. 우리나라 연구자들은 임나일본부설, 광개토대왕릉비, 칠지도 등 일반학자의 논리를 반박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가야사 연구에 나섰다. 당연히 출발이 늦었기 때문에 신라, 백제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가 덜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가야시대 유적, 유물 발굴조사가 어느 정도까지 이뤄져 있는지 궁금하다.

    ▲1977년 경북 고령군 지산동 44호, 45호 고분의 발굴이 가야사 연구의 전환점이 됐다. 이후 1980년대부터 발굴조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가야 유적과 유물의 성격이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가야 고분군 발견지역에 있는 고분 538기 가운데 연구소나 대학, 지자체 등이 한 번이라도 발굴한 기수는 전체의 26% 정도로 보면 된다. 가야사 발굴조사는 주로 고분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가야사의 성격 규명을 위해서는 성곽과 주거지 등 다양한 발굴조사가 필요하고 나아가 분야별 심화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아쉬운 점은 인력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 연구소는 전국에서 유일한 국립 전문가야사 연구소이지만 총 23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중에서 정규직 학예연구사는 소장과 실장을 포함해 5명으로 인원이 많은 편이 아니다. 가야는 문헌이 적어 발굴에 의존해야 해 사실상 다른 연구소보다 학예 관련 인원이 더 많이 필요하다.

    -청사 노후화, 자료 수장 공간 부족 등 이유로 청사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소문이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경주나 부여에 있는 연구소에 비해 가야문화재연구소가 지리적인 상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가야사 연구의 효율성을 위해 가야문화권 중심지로 청사를 옮겨야 한다는 이야기가 간간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다 최근 대통령의 ‘가야사 연구·복원사업’ 언급 이후 다시 소문이 흘러나오는 것 같은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 연구소가 국립기관이어서 여러 부처와 지자체가 협의가 되어야 이전이 가능한 사안이다. 청사가 비좁아 출토유물수장고가 부족했는데, 공간을 넓히기 위해 연구소 옆 테니스장 자리에 청사를 증축하고 있다. 올해 연말에 완공될 예정인데, 다 지어지면 93% 공간이 확대돼 당분간 다른 곳으로 이전할 계획은 없다.

    -가야사 복원 활성화를 위해 당부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기록이 빈약한 가야사는 발굴조사가 필수적이고, 발굴조사가 선행되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지금은 그동안 이루어진 조사 과정을 점검하고 앞으로 무엇을 집중적이고 효율적으로 해야 할지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장기계획을 세울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술조사 연구를 위한 예산과 인력지원이 절실하다. 가야사는 고고학에 대한 의존도가 굉장히 높아 문헌사와 고고학을 결합하는 학제적 연구가 중요하다. 가야사 복원을 국정과제로 삼은 만큼 인력과 예산을 지원하는 부서에서 가야사 연구에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 가야문화재연구소는 가야문화권 학술연구의 중추기관으로, 산재해 있는 문화권의 문화유산 보존과 지방문화의 균형발전을 위해 그 역할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민주 기자

    ☞ 김삼기 가야문화재연구소장은?

    1961년 전남 함평 출신으로 중앙대 대학원에서 민속학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과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장, 고도보존육성과장을 거쳐 지난해 10월부터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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