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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23) 제19화 대통령선거 53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 기사입력 : 2017-07-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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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숙은 기분이 좋은 탓인지 골프도 잘되었다.

    “골프 치기 딱 좋은 날이네. 바람도 불지 않고….”

    모처럼 골프장에 나온 탓에 민 언니와 정수련이 모두 좋아했다. 홀을 한 바퀴 돌고 샤워까지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뒤에 클럽의 커피숍으로 갔다. 점심시간이 약간 지나 있었다.

    “서경숙씨 되시죠? 인사드리겠습니다. 임주혁입니다.”

    커피숍에 앉자마자 말끔하게 생긴 사내가 와서 인사를 했다.

    “누구신지?”

    서경숙은 사내가 누군가와 닮았다고 생각하면서 긴장했다.

    “아버지가 임준생 회장님입니다.”

    “아 그래요?”

    서경숙은 깜짝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임주혁은 눈이 서글서글하고 키가 컸다. 서경숙은 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임주혁이 두 손으로 서경숙의 손을 잡았다.

    “앉아요.”

    “감사합니다.”

    임주혁이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아 명함을 내밀었다. 서경숙도 명함을 주었다. 임주혁은 풍운개발 부회장 명함을 갖고 있었다.

    “조금 전에 아버지와 통화를 했는데 여사님께서 골프장에 오셨다고 저에게 점심을 대접하라고 하셨습니다.”

    “어머나, 나 어떻게 해?”

    서경숙은 입을 가리고 얼굴을 붉혔다. 임준생의 아들을 만나 당혹스러웠다. 임준생은 아들에 대해 말하지 않았었다.

    “핫핫!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버지께서 조금도 불편을 끼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회장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서경숙은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임주혁을 응시했다.

    “좋은 친구라고 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여자 친구를 다 자식들에게 이야기해요?”

    “아닙니다. 이번이 처음입니다.”

    “에고, 무슨 생각으로 나를 아드님에게 소개하시는 것일까?”

    서경숙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임주혁이 나타난 것이 나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마 저에게 자랑하시려는 것 같습니다.”

    “예? 무슨 자랑이요?”

    “아버지는 가끔 엉뚱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 내 여자 친구가 골프를 치러 왔으니 네가 한 번 봐라. 뭐 이런 생각이실 겁니다.”

    임주혁이 웃음을 터트렸다. 마치 장난을 하고 있는 아이 같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개의치 마세요. 저도 옛날에 이런 식으로 여자 친구를 아버지에게 소개한 일이 있습니다.”

    그때 민 언니와 정수련이 주위를 살피면서 커피숍으로 들어왔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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