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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094) 제19화 대통령선거 24

“몇 표 차이로 이길 거 같아요?”

  • 기사입력 : 2017-05-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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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허공을 달려오는 소리가 윙윙거렸다. 서경숙은 바람이 사나운 창밖을 내다보았다. 아파트단지 광장에 흙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오늘 같은 날 선거유세가 더욱 힘들겠구나.’

    바람이 사납다고 해서 유세를 멈출 수는 없을 터였다. 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으니 전국을 누비면서 유세를 해야 할 것이다.

    서경숙은 김밥을 만들어 도시락을 쌌다. 민병삼의 유세는 경기도 평택에서 시작될 예정이었다. 서경숙은 사촌의 결혼식이라는 최명수에게 휴가를 주고 직접 차를 운전하여 평택으로 갔다. 유세 때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니터하여 유승원에게 보고하는 일이 그녀의 일이었다. 평택역 광장에 수많은 군중들이 사나운 바람 속에서도 집결해 있었다. 민병삼은 벌써 도착하여 연설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바람소리 때문에 민병삼의 유세가 잘 들리지 않았다. 민병삼은 역에서 평택 터미널까지 걸어가면서 유권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다.

    “선거는 정말 힘든 것 같아요.”

    이준석이 서경숙의 옆에 와서 말했다.

    “그래도 선거 기간이 짧아서 다행이야.”

    서경숙은 민병삼을 둘러싼 사람들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민병삼 후보가 당선될까요?”

    “여론조사는 민병삼 후보가 앞서고 있어.”

    “몇 표 차이로 이길 거 같아요?”

    “글쎄. 150만 표 정도….”

    “그렇게나 많이 차이가 날까요? 너무 많이 차이가 나는 거 아닙니까?”

    “두고 봐야지.”

    평택 유세를 마치고 천안으로 갈 때 이준석을 차에 태웠다. 독립기념관 근처에 차를 세우고 그와 함께 김밥을 먹었다.

    “맛이 어때?”

    김밥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는 이준석에게 물었다. 사나운 바람 때문에 밖에 나갈 수가 없어서 차에서 먹었다.

    “좋아요. 아주 맛있어요.”

    이준석이 김밥을 먹으면서 기분 좋게 웃었다. 하늘은 잿빛으로 흐리고 나뭇잎이 검푸르게 나부꼈다.

    점심을 먹고 천안역 광장에서 다시 유세가 벌어졌다. 바람 때문에 천안역에는 군중이 많지 않았다. 천안역 유세가 끝날 무렵 빗발이 뿌리기 시작했다. 민병삼은 비가 오는 중에도 시장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유세를 감행했다. 우산을 쓰고 유세를 강행하는 민병삼이 측은해 보이기까지 했다.

    “어떻게 하실래요? 나는 서울로 올라가야 하는데…….”

    이준석이 차에 들어와서 물었다.

    “비가 오니까 나도 오늘은 일찍 올라가야겠네. 같이 올라가자. 차 가지고 왔어?”

    “아니요. 승합차 타고 왔어요.”

    이준석은 민사모 회원들과 함께 승합차를 타고 이동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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