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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090) 제19화 대통령선거 20

“오래간만에 뵙네요”

  • 기사입력 : 2017-05-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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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병삼의 유세는 충청북도에서 있었다. 충주에서 시작하여 괴산과 음성을 거쳐 서울로 올라오는 강행군이었다. 괴산 유세를 마쳤을 때 서경숙은 서울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관장님, 민병삼 후보가 당선되면 관장님에게도 좋은 일이 있습니까?”

    최명수가 운전을 하면서 서경숙에게 물었다.

    “좋은 일이요? 어떤 일이요?”

    차창으로 봄날의 푸른 들판이 지나갔다.

    “예를 들어 관장님에게 장관 자리를 하나 준다든가 국회의원을 하게 해준다든가… 뭐 그런 보상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내가 그만한 능력이 있어야지요. 장관을 아무나 하면 되겠어요?”

    “그럼 아무런 보상도 없이 하는 거예요?”

    “보상을 바라지 않아요. 나는 정치인이 아니에요.”

    서경숙은 차창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햇살은 따뜻하고 숲이 푸르러져 있었다. 선거를 하는 동안 봄이 무르익은 것이다.

    여주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휴게소에는 봄이 되어서인지 여행자들이 더욱 많았다.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웠다.

    민 언니가 알려 준 식당에 도착한 것은 약속한 시간보다 20분이 지났을 때였다. 일식집의 넓은 방에 10여명쯤 되는 사람들이 둘러앉아 왁자하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서 여사 아닙니까? 이거 정말 오래간만입니다.”

    남자들이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간 별일 없으셨지요? 오래간만에 뵙네요.”

    서경숙은 골프연습장 회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다.

    “그럼요. 얼굴이 아주 좋아지셨습니다.”

    민 언니와 정수련은 안쪽에 앉아서 서경숙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서경숙도 그녀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정 언니 생일 축하해요.”

    서경숙은 자리에 앉자 정수련에게 인사를 했다. 정수련은 성격이 원만한 편이고 모난 말을 하지 않아 골프연습장에 드나드는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고 있었다.

    “이제 봄이 되었으니 그린에 한번 나가야지. 요즘은 이천 쪽이 좋다고 하데.”

    골프연습장 회원들이라 골프장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정선도 괜찮아.”

    “정선은 너무 멀잖아?”

    “포천도 좋은데.”

    사람들이 모두 자신이 다닌 골프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서경숙은 선거 때문에 골프장에 갈 수 없었다.

    “태국이나 베트남도 좋아. 우리나라에서 골프 치는 비용에 조금만 보태면 외국에서도 골프를 칠 수 있어.”

    “그럼 필리핀에나 한번 갈까? 필리핀에도 많이 가잖아?”

    40대 조명준이라는 사내가 말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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