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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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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086) 제19화 대통령선거 16

“저하고 좀 걸으실래요?”

  • 기사입력 : 2017-05-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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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선거는 태풍과 같았다.

    무엇인가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는 기분이었다. 새로운 대통령이 들어서면 무엇이 달라지는 것일까. 대통령선거는 그동안 여러 차례 했었다. 투표를 한 것도 몇 차례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들에게 항상 실망했다. 민병삼 후보의 대통령선거에는 직접 참여하게 되었지만 내막을 알게 되자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선거에 뛰어들어 목숨을 걸고 있었다.

    서경숙은 갤러리와 수색의 주택 문제도 일단 뒤로 미루었다. 선거가 한창이었기 때문에 다른 일까지 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진영철 문제만 해결하고 더 개입하지 말자.’

    서경숙은 선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오전 내내 인재 영입에 대해서 토론하고 사람들에게 전화했다.

    서경숙은 점심을 먹고 민병삼 후보를 따라 경제인의 날 모임이 열리는 호텔로 갔다. 호텔에는 이미 경제인들뿐 아니라 기자들까지 몰려와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서경숙은 기자들의 카메라에 잡히지 않게 민병삼과 멀찍이 떨어졌다.

    진영철은 행사가 열리는 룸 중앙에 앉아 있었다. 민병삼은 10분 동안 가벼운 연설을 하고 경제인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진영철과도 인사를 나누었으나 길게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부회장님. 안녕하세요?”

    서경숙은 진영철에게 가서 인사를 했다.

    “아 서경숙씨….”

    진영철이 뜻밖이라는 듯이 눈을 크게 떴다. 서경숙을 기억할까 싶었는데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삼일그룹의 2인자답게 기억력이 비상했다.

    “네. 오래간만이죠?”

    “그러게.”

    “시간 있으세요?”

    “뭐 시간이야 만들면 되는 거고….”

    진영철이 빙그레 웃었다.

    “그럼 저하고 좀 걸으실래요? 호텔 정원이 분수도 있고 근사하더라고요.”

    서경숙은 진영철과 함께 호텔 정원으로 나왔다. 정원은 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다. 선거 때문에 시간이 어찌나 빨리 가는지 알 수 없었다.

    “갤러리를 오픈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떻게 여기를 온 거야?”

    “사실은 부회장님 뵈러 왔죠.”

    “나를?”

    “이젠 삼일그륩 떠날 때가 되지 않았어요?”

    진영철이 얼굴을 찌푸렸다. 그가 새삼스럽게 서경숙의 얼굴을 살피더니 피식 웃었다.

    “나를 왜 삼일그룹에서 쫓아내려고 이러지? 누가 뒤에서 장난을 하는 거야?”

    “쫓아내려는 것이 아니라 영입하려는 거예요. 앞으로 경제계의 화두는 세대교체가 될 거예요. 이제는 창업 3세대가 전면에 나서야 할 시기예요.”

    진영철은 불쾌한 표정이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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