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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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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084) 제19화 대통령선거 ⑭

“청와대를 향하여!”

  • 기사입력 : 2017-05-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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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병삼은 단정하게 넥타이를 매고 있었으나 약간 지친 듯한 모습이었다. 대통령선거의 대장정을 치르고 있으니 힘들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갤러리를 오픈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못 가 봐서 미안해요.”

    “아니에요.”

    “늦었지만 저녁식사 같이 합시다.”

    “네.”

    서경숙이 얌전하게 대답했다.

    “갑시다.”

    유승원이 사무실에 나와 사람들에게 말했다. 사람들이 왁자하게 그의 뒤를 따라갔다.

    식당은 빌딩 1층에 있었다. 사무실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 퇴근했고 남아 있는 사람은 10여명이었다. 이연숙도 퇴근했는지 보이지 않고 홍보부의 조현주가 남아 있었다. 조현주는 판사 출신으로 40대 초반이었다. 얼굴이 작아서 30대 후반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미인이었다.

    민병삼은 식당의 사람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저녁식사는 된장찌개였다. 선거비용 때문이 아니라 후보가 보통사람 같아 보이게 하려는 것이다.

    “날씨도 우중충한데 파전이라도 주문하면 안 되나?”

    민병삼이 좌우를 둘러보면서 물었다. 그의 말에 사람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벌써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정순호의 말에 서경숙은 창쪽을 보았다. 창에 빗방울이 묻어나고 있었다. 누군가 파전을 주문하고 막걸리까지 주문했다. 민병삼은 음식이 나오는 동안 북한 문제를 이야기했다. 민병삼은 의외로 달변이었다. 이내 식사와 파전이 나왔다. 막걸리를 모두 따른 뒤에 민병삼을 수행하는 국회의원 장현식이 건배 제안을 했다.

    “청와대를 향하여!”

    장현식이 잔을 높이 들고 외쳤다.

    “갑시다.”

    사람들이 일제히 소리를 질렀다. 서경숙은 천천히 막걸리 한 모금을 마셨다.

    “후보님, 어린 시절 얘기 좀 해주세요.”

    서경숙이 미소를 짓고 말했다.

    “어린 시절이요?”

    민병삼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어릴 때 개구장이 짓 하지 않았어요?”

    “글쎄. 난 개구쟁이 짓을 하지 않았는데….”

    “전 맨날 남자 아이들과 싸웠어요.”

    “그래요? 어렸을 때는 여자 아이들이 더 극성맞지. 난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야구를 했어요. 규율이 엄격해서 사고를 치지는 않았어요.”

    “왜 야구를 그만뒀어요?”

    사람들이 모두 민병삼을 쳐다보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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