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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082) 제19화 대통령선거 ⑫

“그럼 회장님 의중은 어때요?”

  • 기사입력 : 2017-05-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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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욱은 비서실장으로 5~6년을 근무했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빠르게 간파한다.

    “실장님이나 삼일그룹에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아요.”

    서경숙이 다짐을 하듯이 말했다.

    “우리가 보는 이번 대통령 선거는 민병삼 후보가 패할 거야.”

    정진욱의 말에 서경숙은 가슴이 철렁했다.

    “지금 여론조사는 민병삼 후보가 승리하는 것이 대세인데요.”

    “여론조사 믿을 게 못 돼.”

    “그럼 어떻게 해야 해요?”

    “정근택 후보를 유권자들이 싫어하게 만들어야지. 민병삼을 좋아하지 않지만 정근택이 싫어서 어쩔 수 없이 민병삼을 찍는다는… 언론이 중요해. 후보를 죽이고 살리고는 언론이 만드는 거야. 정근택은 스토리가 없어. 민병삼도 마찬가지구. 민병삼이 이기려면 스토리를 만들어야 돼.”

    정진욱의 말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다. 스토리를 만든다는 것은 유권자들이 감동하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이제 와서 스토리를 만들 수는 없고… 그러니 진 부회장 같은 사람이 필요하지요.”

    “그 양반이 정치권으로 가고 안 가고는 이 부회장에게 달렸어. 이 부회장이 가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어? 어쩔 수 없이 가야지.”

    “그럼 회장님 의중은 어때요?”

    “휠체어 타고 계신 분이 무슨 생각이 있겠어?”

    이동성의 아버지 이석봉은 몇 년 전부터 병으로 칩거하고 있었다.

    “그럼 회장님도 어렵고… 결국 이 부회장에게 달렸네요?”

    “삼일전자 부사장이 키를 쥐고 있어.”

    정진욱이 피식 웃었다.

    “지금 부사장이 누구예요?”

    “경영지원팀에 있던 신재용이야.”

    “아.”

    신재용의 이름은 들었으나 얼굴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알아?”

    “몰라요. 얼굴이야 봤겠죠.”

    “그 친구가 진 부회장보다 열 살쯤 젊어. 그 친구가 부회장이 되고 싶겠지. 자기파 사람도 은밀하게 모으는 것 같고….”

    서경숙은 속으로 놀랐으나 내색하지 않았다. 삼일그룹에 은밀하게 권력 암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럼 삼일그룹에 세대교체가 일어나겠네요?”

    “잘못하면 반란이지.”

    서경숙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세대교체는 병든 회장을 물러나게 하고 이동성 부회장이 그룹 회장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세대교체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지 인위적으로 이루어지면 실패할 가능성이 더 많아진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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