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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8월 22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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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문화기획] 경남도내 문화기획자 양성

지역과 문화 연결 지역예술 꽃피워야죠

  • 기사입력 : 2017-04-1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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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 고령화와 도시 쇠퇴 등을 해결할 방안으로 ‘지역문화진흥’이 떠오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14년 1월 지역문화진흥법이 제정됐는데, 제1조를 보면 ‘이 법은 지역문화진흥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 지역 간의 문화격차를 해소하고 지역별로 특색 있는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킴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문화국가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지역문화 부흥에 최적화된 문화기획자를 양성하기 위해 정부와 광역시·도의 문화재단, 지자체 등이 벌벗고 나서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문화기획자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창원시의 ‘창문’을 사례로, 문화기획자와 지역문화인력 양성 현주소, 전망에 대해 살펴본다.

    일본 가가와현 나오시마는 인구 4000명이 채 안되는 작은 섬으로, 에도시대엔 해운업과 제염업으로 꽤 번영했던 곳이다. 그런데 1917년 제련소가 문을 닫으면서 산업 폐기물로 이어진 환경파괴에다 한센병 환자 강제수용소로 이용되면서 주민들도 속속 떠나 폐허가 됐다. 근대화 물결에 밀려 아픔을 간직했던 이곳은 1985년 일본의 대표적 교육기업인 베네세그룹의 프로젝트에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힘을 보태면서 예술천국으로 환골탈태했다. 주민들까지 등을 돌렸던 곳을 누가, 어떻게 손꼽히는 관광지로 만들었을까? 그 역할 중심에는 문화예술을 활용해 도시를 재생시킨 문화인력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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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문화재단 ‘청춘다락’이 기획한 공연 모습.

    ◆문화기획자란=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을 세운다는 뜻의 ‘기획‘과 사람들이 어울려 형성하는 관습·풍토를 뜻하는 ‘문화’가 합쳐진 단어로, 국내에서는 1990년대에 등장했다.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공연기획, 전시기획, 무대연출 등 좁은 의미의 예술경영이나 문화기획에서 확장돼 지금은 문화인력, 문화매개자, 문화마케터 등과 혼재해 쓰이고 있다. 문화기획자는 예술과 소비자를 잇는 매개자 역할을 담당하며 활용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전북연구원 장세길 박사는 ‘문화매개인력의 제도화에 관한 연구’에서 국내 최초로 지역단위 전수조사를 통해 문화매개인력 개념을 제시했다. 문화매개인력은 기본적으로 문화생산 및 자원(예술인, 문화생산물, 문화자원)과 문화자본, 욕구, 삶의 조건에 따라 다른 문화향유자를 연계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넓은 의미로는 모든 문화활동 참여자를 포함시킬 수 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사업 가운데 마을주민과 함께 마을단위 문화활동을 꿈꾸는 ‘문화우물사업’이 문화기획자가 매개자 역할을 한 대표적인 사례다. 문화기획자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정부는 2010년대부터 광역시·도별로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지역문화인력 양성 현주소= 지역의 문화기획 인프라 부재로 문화예술 시장의 성장력이 저하되고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문화기획자가 경험과 기획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수도권으로 옮겨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인재유출 심화 해결책 중 하나로 지역문화인력 양성이 주목받고 있다. 지역문화진흥법 제2조 제8항은 지역문화전문인력 개념을 ‘지역문화의 기획·개발·평가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문화기획자 가운데 지역문화를 주요한 활동대상으로 삼거나 지역문화환경에 기반을 둔 문화, 예술 매개활동 영역에서의 인력이 여기에 포함된다. 주민 주도의 문화사업 추진과 생활문화의 진흥을 통해 지역의 재생, 활성화를 이끄는 핵심인력으로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 지역간 문화격차를 줄이고 특색 있는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는 지역의 인력양성기관을 지정해 이론과 실습과정으로 구성된 심화교육과정을 진행하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고급과정인 문화리더과정을 맡도록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중앙부처는 2015년부터 전국 6개 기관(서울문화재단, 광주문화재단, 경남문화예술진흥원, 대전문화재단, 전북대학교, 제주문화예술재단)과 협력해 권역별로 지역문화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그해 235명이 교육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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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문화의전당 프로젝트 ‘만만한 문화기획자’ 프로그램.


    ◆창원시 문화기획자 양성 아카데미 ‘창문’= 창원시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지난달부터 오는 6월 20일까지 매주 화요일 창원문화원 4층 다목적실에서 문화기획자 아카데미 ‘창문’을 운영한다. 사전 접수를 통해 선발한 30명의 수강생을 대상으로 예술경영과 문화기획, 지역문화 새롭게 보기,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 상상력과 스토리텔링, 마케팅·홍보 전략, 문화예술행정의 이해, 재원조성 전략, 기획서 작성 이론·실무, 문화콘텐츠 재발견 등 14회차(회차별 3시간)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역 문화예술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5명의 멘토를 꾸려 단순한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고 수강생들의 집단지성을 활용, 지역문화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피드백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아카데미 기간 중 작성된 기획안 가운데 우수기획안을 선발, 기획안을 실제 제작해보고 창업하는 인큐베이팅에 최고 300만원의 R&D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허선도 창원시 문화예술과장은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창원의 문화기획자들이 한층 더 성장해 도시를 이끌어 갈 중추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또한 문화기획자들의 자생력 강화와 청년예술인 고용률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효과를 설명했다. 아카데미를 기획한 김경화 창원시 문화예술정책관은 “기존 수강생만 들을 수 있는 아카데미 특강을 공개수업으로 전환할 만큼 시민들에게 인기”라면서 “수강생들이 일명 관에서 나오는 예산을 노리는 ‘공모머신’이 아니라 ‘소셜벤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네트워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내 문화기획자 프로그램=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지난 2015년 도내 3개 대학과의 컨소시엄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영남권 지역문화 전문인력 양성기관’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진흥원은 59명을 대상으로 2년간 지역문화 콘텐츠를 개발·기획하고 농산어촌 문화자치를 확대·견인할 전문인력 양성에 나섰다. 지역별 문화 특성과 교육 수요를 고려, 경남대는 지역 재생을 위한 문화힐링 콘텐츠 개발, 경상대는 서부경남 문화원형과 문화마을·문화도시, 창원대는 공간기획을 중심으로 한 도시문화공동체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커리큘럼을 운영했다. 이 사업은 이론과 답사, 실습과정으로 6개월 동안 전액 국비로 진행됐다. 우수 교육생에게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주관하는 고급과정 및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김해문화의전당은 2014년 선진견학지 워크숍을 통해 문화기획자 양성에 중요성을 깨닫고 이듬해 본격적으로 ‘문화기획학교’를 운영해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갖춘 강좌를 열었다. 김해문화의전당은 수강생이 제출한 기획안 가운데 우수한 2개를 선정해 마중물 사업비를 지원했다. 이 밖에도 배출된 문화기획자와 지역 예술가, 활동가들이 함께하는 네트워크 프로그램, 지역문화계 이슈를 다룬 문화포럼을 여는 등 문화도시 기반 조성을 위한 사업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다. 김해문화의전당 관계자는 “올해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과 함께 광역, 기초기관이 손을 맞잡고 권역별 인재를 양성하는 협의 중에 있다”면서 “문화기획자가 지역에 필요한 만큼 이 사업은 계속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문화재단은 문화기획자 양성 교육이 따로 개설돼 있지 않고 ‘청춘다락’을 통해 청년예비기획자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재단은 청년예비기획자 ‘청춘다락’ 1기를 모집한 데 이어 올해도 청춘다락 2기를 뽑아 경험의 장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재단은 청년예비기획자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난해 시민문화축제인 ‘토요예술마당판’과 ‘창동재밌day’에 적절한 아이디어를 채택해 기획비용을 지원했고, 올해도 문화예술기획에 관심이 있는 창원 거주 20대 40명을 뽑아 ‘문화로(路) 놀장(場)’ 등 시민문화축제 기획과 행사 운영을 맡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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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창원문화원 4층 다목적실에서 열린 ‘창문’ 아카데미 김미정 문화활동가가 강의를 하고 있다.


    ◆지역문화인력 전망= 문화의 의미가 사회 전반에 활용되면서 문화예술 창작자와 문화 소비자 사이에서 창의적인 문화예술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문화기획자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도시를 예술로 치유하는 사례가 늘면서 문화인력을 양성해 도시재생에 활용하려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문화기획자 양성 프로그램은 대부분 민간, 대학이 아닌 정부, 광역재단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지자체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문화재단이 의욕적으로 문화인력 인큐베이팅에 나서기 시작해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창문 수강 중인 이창근씨는 “실무 경험과 이론뿐만 아니라 문화기획자가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잘 짜여진 과정을 배울 수 있어 유익하다”면서 “수업이 끝나고 조별 과제를 통해 경험을 쌓고 인적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또 “공모에 목숨 걸 게 아니라 공공문화시설, 축제 등 문화기획자가 지역에서 자생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져 수강생들이 지역에서 창의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행 문화인력 양성 프로그램은 단기적이고 사후관리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다는 단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해진 커리큘럼이 끝나면 과제형 평가를 통해 우수 수강생을 선발해 포상하는 데 그치는 실정이다. 김경화 정책관은 일회성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펼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체계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획자들이 학습한 내용을 사회에 참여할 경로와 가능성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인재 역외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양성된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지역문화사업 공급을 늘리고 강사와 수강생의 네트워크 형성, 멘토링 구축 등 사후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을 덧붙였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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