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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산업단지에 문화의 바람이 분다- 이장훈(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장)

  • 기사입력 : 2016-1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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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어린애들을 둔 부모들은 선물로 뭘 사줄까 고민일 텐데 요즘 미국에서는 알까기 인형(Hatch mals)을 사달라고 조르는 애들 때문에 부모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인기가 너무 치솟아 매장에서는 1인당 1개씩 판매 수량을 제한하는 데도 구하지 못해 인터넷을 통해 몇백달러 웃돈을 주고 사는 일이 허다하다고 한다. 타조 알처럼 생긴 장난감을 쓰다듬어주면 서서히 깨어지는데 어떤 인형이 나올지 애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또 이 인형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하며 기능이 다양해 애완동물을 키우는 즐거움을 느낀다고 한다.

    알까기 인형의 예처럼 우리는 이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경쟁력인 시대를 살고 있다. 산업화 시대에는 노동이 대량생산과 효율성을 목표로 관리되는 하나의 생산요소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창의적인 노동은 단지 생산을 위한 3대 요소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원천이 됐다.

    올해 초 화제가 되었던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경기는 그 새로운 변화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앞으로의 시대는 효율적 공급이 주도하던 사회에서 아이디어가 새로운 수요와 공급을 창출하는 시대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인간의 창의적인 사고에서 출발한다.

    그러면 인간의 창의적인 사고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바로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에서 출발한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선진국들을 살펴보면 문화의 힘이 곧 산업의 경쟁력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인더스트리 4.0’ 전략으로 제조혁신을 이끄는 독일, IT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로 세계를 선도하는 미국, 아톰의 고향인 로봇 강국 일본까지 그들의 공통점은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의 우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요소 투입형 산업구조에서 지난 50년간 우리는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지식기반사회로의 변화를 맞이한 우리는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졌다. 전통적인 제조업에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ICT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미래 제조업으로 거듭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과제에 대한 해법은 창의적인 인재육성에서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일터가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와 문화 향유의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몇 년 전부터 전국의 산업단지에도 문화적 요소를 도입해 근로자들이 일하고 싶은 행복한 산업단지를 조성하고자 하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9월 창원단지에는 ‘문화대장간 풀무’가 개관했다. 풀무에서는 근로자들을 위한 가요제, 인문학 콘서트, 문화강좌 등을 운영하고 각종 동아리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창원단지에는 풀무가 제공하는 문화 프로그램 이외에도 근로자 합창단, 밴드가 구성되어 창원단지 구성원들의 숨겨진 끼와 열정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각 분야의 문화전문가들이 현장을 직접 찾아가 콘서트를 열기도 하고 산업단지 사진전, 공예전 등을 통해 근로자들의 잠재된 재능과 끼를 끌어내는 데 지자체와 여러 지원기관 등이 힘을 보태고 있다.

    산업단지에 펼쳐지고 있는 각종 문화 프로그램들은 산업단지 내 구성원들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해 일하고 싶은 산업단지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산업단지 구성원들에게 삶의 변화를 주는 열정을 심어주고 이 열정은 변화하는 산업구조에 창의와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을 원천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 민족을 흥이 많은 민족이라고 한다.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들은 고된 농사일도 한잔의 막걸리와 곁들인 구성진 농요 한 곡조로 힘든 노동일을 이겨냈다. 일터를 문화의 장으로 이끌 수 있는 저력을 가진 우리 민족이 제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장훈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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