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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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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출입 전면통제된 주남저수지 돌아보니

발 끊긴 주남… 속 끓는 상인
2014·2015년 이어 3번째 ‘통제 홍역’
인근 음식점·카페 등 ‘텅텅’

  • 기사입력 : 2016-12-1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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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적으로 AI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인 창원 주남저수지에서도 지난 8일 큰고니 폐사체가 발견돼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정밀검사 결과 최종 ‘음성’ 판정이 내려졌지만, 철새가 AI 확산 매개체로 추정된 탓에 출입통제는 해제되지 않았다. 2014·2015년에 이은 3번째 통제로 겨울철 진객 ‘철새’를 보러 오는 나들이객의 발길이 줄자 주남저수지 인근 상인들은 울상이다.

    16일 오전 11시 30분께 창원 동읍사무소에서 주남저수지로 가는 길. 출입통제 현수막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그 개수는 저수지에 가까울수록 늘었다. 현수막을 보고 핸들을 돌리는 방문객도 있었다. 환한 햇살에 노출된 도로가 유난히 한적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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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후 주남저수지 입구에서 철새 감시원들이 AI 확산 방지를 위해 탐방객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가월교 방면 주남저수지 입구. 출입을 통제하는 방역당국 직원 2명을 지나자 향어회·오리탕 전문점이 나타났다. 음식점 주차장에는 점심시간대임도 주차된 차량이 1대뿐이었다.

    음식점 사장 박정훈(44)씨는 “주말에 가족들이 놀러와야 장사가 되는데…. 매출이 50%는 준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인근 카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레스토랑을 겸한 한 카페는 2층짜리 큰 건물이었지만 손님으로 채워진 테이블은 하나에 불과했다. 매출 하락으로 사장은 직원 감축을 고려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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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11시 30분께 주남저수지 인근의 한 식당 주차장이 한산하다./안대훈 기자/


    카페 사장 신승윤(53)씨는 “시내 전광판과 동읍 입구부터 걸린 현수막에 주남저수지 ‘일대’를 통제한다고 돼 있으니까 사람들이 이 일대 전체가 못 들어오는 곳인 줄 안다”고 하소연했다.

    자연재해라지만 번번이 뚫리는 방역망으로 상인들은 연말 특수를 누리지 못한 지 오래다. 여러 차례 홍역을 치른 인근 주민들은 면역이 생겼는지 무덤덤하기까지 했다.

    주남저수지 바로 옆에서 사는 서보경(21)씨는 “8년 살았는데, 저번에도 그랬고 이번에는 딱히 불편한 게 없네요. 전에는 소독기가 앞쪽에 있어 아빠가 세차를 해도 집 오는 길에 더러워지곤 했는데 이번에는 좀 뒤쪽에 있어 다행이네요”라고 말했다.

    안대훈 기자 ad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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