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17일 (금)
전체메뉴

악재-호재 겹친 일본경제 ‘중대 기로’

악재, 트럼프 TPP 폐기선언에 대규모 인프라 수출 좌절
호재, 엔화 약세로 자동차·전자 등 수출기업 고민 덜어

  • 기사입력 : 2016-11-25 07:00:00
  •   

  •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악재와 호재를 동시에 맞으며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됐다.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존재감을 높여 국내 경제 활성화와 높은 지지율로 연결했던 ‘아베 경제외교’가 강한 역풍을 맞은 게 악재라면, 미국 달러 강세로 일본 엔화가 약세로 돌아서며 수출기업의 고민을 던 것이 호재다.

    24일 일본 언론들은 일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지난 17일 세계 최초로 정상외교를 성사시키며 대외 신인도를 높였다고 평가받을 때만 해도 아베 총리의 경제외교는 화려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23일 오후 미국과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아베 총리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가셨다고 한다. 그에게 웃음을 안겼던 트럼프 당선인이 이번에 고민을 안긴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소극적 태도에도 아베 총리는 페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강한 성사 의지를 강조했지만, 트럼프가 직후에 찬물을 끼얹었다. 트럼프 당선인이 21일 내년 1월 취임 첫날 TPP 법안 폐기를 선언하면서 직전까지도 TPP 성사 의지를 밝혔던 아베 총리의 체면을 구겨버린 것이다. 자동차, 전자 등 일본 제조업체들의 실망감도 크다.

    미국과 일본 주도로 12개국이 참여한 TPP가 발족하면 역내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의 40%에 해당하는 자유무역지대가 만들어지면서 일본 경제와 제조업에 호재로 꼽혔다.

    아베노믹스 성장전략의 한 축이었던 인프라 수출도 위기를 맞았다.

    일본이 1기를 건설하기로 했던 베트남 원자력발전소에 대해 베트남 정부가 지난 22일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중단을 선언했다.

    이처럼 거의 동시에 아베노믹스 성장전략을 지탱해 온 TPP는 난망해지고, 대규모 인프라 수출 프로젝트가 좌절되면서 아베 총리의 향후 경제 운영에 그림자를 드리우게 됐다고 일본언론들은 분석했다. 정상들과의 강한 신뢰를 국익으로 연결하는 것이 지금까지 아베 경제외교였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쌓은 신뢰관계를 토대로 경제외교를 재건해 나가겠다는 의지여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경제외교가 역풍을 맞은 것에 비해 올해 내내 일본경제를 억눌러 왔던 엔고 현상은 일본 정부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연스럽게 해소되고 있다. 24일 엔화 가치는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달러당 112엔대로 급락했다.

    한때 지난해 말보다 20% 정도 급등하며 일본 자동차, 전자 등 수출제조업체 실적을 짓눌렀던 엔화 가치가 트럼프가 당선된 뒤 나타난 급격한 달러 강세로 약세 국면에 진입한 것이다.

    NHK방송은 “시장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관측에 더해 트럼프 차기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기대까지 겹치며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 기조다. 일본과 미국 금리 차가 확대되면서 엔화가 약세”라고 분석했다.연합뉴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