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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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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 창원시민 나쁜운전 STOP] (18) 음주운전 (상) 단속 동행기

음주운전은 ‘시한폭탄’입니다
본인 자살행위·타인에겐 살인행위

  • 기사입력 : 2016-08-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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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드 브레이크 당기시고 잠시 내려주세요. 저희가 차 옮기겠습니다.”

    26일 새벽 2시 30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 한국전력 마산지사 앞 3·15대로. 구암동 방면 편도 4차로 중 3·4차로를 차단하고 1·2차로에서 음주단속이 한창이었다. 3시간 30여분간 이어진 음주단속에서 첫 음주 감지대상이 나왔다. 이어 5분 뒤 또 한 명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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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6일 새벽 마산동부경찰서 경비교통과 소속 경찰 4명과 의경 3명이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 한국전력 마산지사 앞에서 음주단속을 벌이고 있다.

    차에서 먼저 내린 박모(36)씨는 비틀비틀 제대로 걸을 수 없을 만큼 만취 상태였다. 두 번째 강모(43)씨는 박씨에 비해 멀쩡해 보였다. 두 사람은 경찰차 앞에 나란히 섰다. 이들은 물로 입을 헹구고 경찰의 지시에 따라 음주측정기에 입김을 불어넣었다.

    박씨는 도무지 음주측정이 되지 않았다. 박씨가 입김을 부는 시늉만 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자자 불어주세요”라며 설득했지만 박씨는 오히려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그는 주변을 맴돌고 안절부절못하며 “바지 벨트가 끊어져서 바지가 계속 내려간다. 정말 못살겠다”며 한숨만 내뱉었다. 음주측정기 불대를 교체하기를 몇 차례. 음주단속을 지휘한 팀장이 박씨를 설득하자, 그는 “걸려도 내가 세금 내지. 알아서 할 테니 지시하지 말고 팀장님은 뒤로 빠지세요. 하기 싫어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실랑이는 20여분간 이어졌고 촬영한다는 말에 박씨가 체념했는지 이내 음주측정에 응했다. “더더더더더…. 자 됐습니다.” 측정결과 면허취소 수치를 넘는 혈중알코올농도 0.134%의 만취 상태였다.

    마산회원구 양덕2동에 사는 박씨는 한 시간여 전 의창구 팔룡동에서 소주 반병을 마셨으며 집에 가려 대리운전기사를 불렀는데 오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지만, 경찰은 분명 술을 진탕 마신 상태라고 전했다.

    강씨는 어떻게 됐을까. 어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강씨는 오후 10시께 의창구 소답동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며 반주로 소주 반 병을 마셨고 4시간가량 한숨 자고 나왔다고 했다.

    강씨는 측정결과 0.045%로 면허 정지 기준 0.05%를 아슬아슬하게 비껴가 훈방됐다. 그는 범칙금 미납으로 면허정지 결정 대상자가 돼 면허정지 처분도 앞둔 상황이었다. 강씨는 비교적 운이 좋았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경찰은 절대 운이 좋은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동수 마산동부경찰서 경비교통과 교통외근팀장은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습관이다. 강씨처럼 ‘이 정도는 괜찮다’는 안이한 생각과 습관이 계속해서 음주운전을 하게 만든다”면서 “단속에 걸리든 사고가 나든 음주운전은 폭탄처럼 터지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동수 팀장을 비롯해 마산동부서 경비교통과 소속 경찰 4명과 의경 3명은 회원구 북성로와 3·15대로 편도 3·4차로에서 밤 11시부터 새벽 3시 30분까지 1500명이 넘는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음주단속을 벌였다. 하지만 단 한 명만이 적발됐다.

    김기수 경비교통관리계장은 다른 음주단속 현장에서 적발이 다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매주 목요일은 8월까지 도내 교통경찰은 물론 지역경찰 등 관련 경찰력을 총동원해 일제단속을 벌이는 날이었다. 하루를 지정해 예고하고 넓은 대로에서 음주단속을 벌이는 것은 언제 어디서든 음주단속이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함이다.

    김 계장은 “음주운전자들은 재수가 없어서 단속에 걸렸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관내에서만 9곳에서 음주단속을 벌였다. 경찰서마다 온 사방에서 단속을 벌이고 있는데, 안 걸리는 게 이상한 것이다. 음주운전은 본인에게는 자살행위, 타인에게는 살인행위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창원에서만 경찰 음주 단속에 적발된 운전자는 31명으로 면허정지가 11명, 취소가 20명이었다. 도내에서는 총 79명으로 정지 38명, 취소 41명이 각각 적발됐다. 글·사진= 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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