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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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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신사 주변 ‘일본은 침략국 아니다’ 현수막 ‘충격’

‘일본 패전일’ 야스쿠니신사 표정
“한·중 반발 알지만 평화위해 참배”

  • 기사입력 : 2016-08-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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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패전일)인 15일 도쿄 야스쿠니신사 앞에서 일반 참배객들 사이로 일본 황실 군인 복장을 한 남자가 허리를 숙여 절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인 15일 일본 도쿄 야스쿠니신사에는 이른 아침부터 참배행렬이 이어졌다.

    다소 흐린 날씨를 보인 이날 도쿄 지하철 구단시타역에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로 가는 길목은 이미 사람들로 메워지기 시작했다.

    오전 6~7시께는 출근길에 또는 회사에 나가기 전에 야스쿠니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신사 쪽으로 들어가기 전과 나올 때 깊게 머리를 숙였다.

    운동복 차림의 사람이나 검은색 옷을 입은 유족들의 모습도 적지 않았고 일장기나 욱일기를 들고 군복, 제복을 입은 이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회사에서 매년 8월 15일이면 동료와 가족이 함께 모여 이곳을 찾는다는 한 여성은 “나라를 위해 애쓴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나타내기 위해 단체로 참배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60대의 한 남성은 “세계 평화와 그 실현을 기원하기 위해 찾았다”며 “신사의 본래 역할은 이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 문제라든가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반발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각각의 생각이 마음속에 있는 것이겠지만 나는 평화를 빌러 왔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조부가 전쟁에 참전했다며 군복을 입은 당시 조부 사진을 들고 방문한 가토 아키히로(31)씨는 “할아버지 친구도 이곳에 합사돼 있어 할아버지를 사진으로나마 이곳에 한 번 모시고 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토씨는 “야스쿠니신사를 둘러싼 문제도 알고 있지만 일본뿐 아니라 한국, 세계 여러 나라 분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합사자 중에는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포함된 한국 출신도 있다고 말하자 그는 몇 초간 침묵하다가 “어려운 문제”라고만 답했다.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전국지방의원의 모임 일을 돕고자 나왔다는 한 여성도 참배가 “소중한 목숨을 바친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것”이라며 “그 이외의 문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야스쿠니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6000여명이 합사돼 있다.

    일본은 1946년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서 A급 전범으로 분류된 이들 중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사형수 7명과 옥중 병사자 7명을 ‘쇼와 순난자’로 추어올리며 1978년 10월 야스쿠니신사에 몰래 합사했다.

    기자와 만난 참배객들은 주로 평화를 기원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서라고 방문 이유를 답했지만, 누구를 위한 평화의 염원이며 그 감사는 과연 정당한 것인지 공허할 뿐이었다.

    신사 주변에는 ‘일본은 침략·범죄국가가 아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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