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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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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군항제 교통대책 유감- 양영석(사회2부장)

  • 기사입력 : 2016-04-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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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4월이면 진해는 36만 그루의 왕벚나무 꽃송이들이 일제히 연분홍 꽃망울을 터뜨려 벚꽃 천지로 변한다. 경화역, 여좌천, 중원로터리, 마진고개, 제황산공원 등 군락지마다 벚꽃이 장관을 이루고, 바람이 불면 하늘에서 꽃비가 내려 사람들의 마음을 촉촉이 적신다.

    하지만 벚꽃이 필 무렵 시작되는 군항제는 진해 사람들에게 번거롭고 불편한 축제다.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교통대란이 생기기 때문이다. 축제기간이면 평소 10~15분이면 갈 수 있는 목적지를 1~2시간이 걸려 도착하는 것은 진해 사람만이 아는 고통이다.

    외부에서 진해 시가지로 진입하기 위해선 3개의 큰 연결도로를 거쳐야 한다. 창원 성산구 방향으로는 진해구 석동에서 안민고개를 지나 성산구 성산동으로 연결되는 안민터널이 있다. 창원 마산회원구 방향으로는 장복터널이 있다. 부산 방향으로는 웅천, 웅동, 용원을 지나 부산 강서구로 연결되는 왕복 4차선의 2번 국도가 있다.

    이 길들이 모두 2번 국도의 일부 구간인 진해대로에 연결돼 있는 탓에 출퇴근 시간에 해당 구간의 터널 및 도로는 자주 막히며, 안민터널과 장복터널 연결도로가 각각 만나는 3호광장 사거리는 정체가 심하다.

    이처럼 진해로 들어오는 길이 적고 주요 간선도로가 대부분 4차선이어서 교통량이 폭증할 경우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몇 년 전 많은 사람들이 진해 육대부지에 야구장 건립을 반대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프로야구는 월요일을 빼고 거의 매일 경기가 있는데 1만~2만명이 한꺼번에 입장하고 퇴장하면 중앙삼거리 일대 왕복 4차로가 포화상태가 돼 교통마비가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군항제 기간이 겹치게 되면 못 들어오고 못 나갈 각오를 해야만 한다.

    군항제 주요 행사가 열리는 진해 서부지역 구 시가지는 문제가 더 심각해 끝없이 밀려드는 차량 행렬에 도로가 마비돼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자주 생긴다.

    해마다 겪는 만성적인 체증을 해소하고자 창원시가 지난 10일 막을 내린 올해 군항제에서 상춘객이 몰리는 토·일요일 승용차의 시내 진입을 막는 대신 무료 셔틀버스를 투입하는 방안을 처음 시행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관광객들의 원성만 샀다. 시내로 들어가는 차량 통제에 실패하면서 운행 중인 셔틀버스 대부분이 시내 도로에서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창원시의 교통소통 의지는 높이 평가받을 만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치밀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군항제 기간 중이라고 해서 관광객만 진해에 간다는 법이 없다. 생업, 친지·지인 방문 등 개인사정으로 진해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차량을 통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생활 편의를 위해 진해 주민들에게 가구당 1장의 통행증을 나눠줬으나 분실하거나 지참하지 않고 외출한 사람들이 많았다. 컬러복사한 불법 통행증이 나돌았고 인터넷으로 통행증을 사고팔았다는 얘기도 있다.

    주말이면 하루 수십만명이 찾는 군항제 교통 체증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게 진해 사람들의 생각이다. 도로 수용 능력을 휠씬 초과한 차량이 몰리는데 대책이 없지 않은가.

    세계 최대의 벚꽃축제인 만큼 감수해야 할 불편이라고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양영석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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