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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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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기초연금 생각- 이상규(정치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6-04-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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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노인들에게 가장 큰 효자는 기초연금이다. 정부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혼자인 경우 최고 20만원을, 부부에게는 36만원을 매달 25일 지급하고 있다.

    지급대상은 소득 하위 70% 노인으로 현재 기초연금 수급 대상자는 월소득 100만원(부부가구 160만원) 이하인 노인 448만명 정도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한 달에 16만원부터 20만원씩 매달 연금을 받는다.

    노인들은 “어느 자식이 꼬박꼬박 매달 20만원씩 주겠나” “기초연금 덕분에 굶어 죽지는 않게 됐다”고 정부에 고마워한다.

    반면 또 다른 어르신들은 “이렇게 줘도 나라가 망하지 않나” “노인들이 다들 오래 살면서 세금을 내는 자식들이 고생을 한다”며 걱정을 한다.

    보건복지부는 기초연금 제도를 도입한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지금의 어르신들은 국가발전을 위해 노력하시고, 자녀를 위해 희생하셨지만 정작 자신의 노후를 준비하지 못하셨습니다. 어르신들의 안정된 노후생활을 도와드리기 위해 1988년부터 국민연금 제도가 시행되었지만, 제도가 시행된 지 오래되지 않아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하신 분들이 많고, 가입을 하셨더라도 그 기간이 짧아 충분한 연금을 받지 못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따라서 어르신들의 편안한 노후생활을 도와드리고 연금 혜택을 공평하게 나누어 드리기 위하여 기초연금을 드리는 것입니다.”

    제도 도입 취지에 따르면 국가 발전을 위하고 자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돕겠다는 것으로 전적으로 공감이 된다.

    지금 부모 세대는 6·25전쟁을 겪었고 소위 ‘보릿고개’를 경험한 분들로, 배고픔 속에서 자식들 공부시켜 이만큼 나라를 만드는 데 공을 바친 분들이다.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다른 선진국들도 기초연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한평생 일하고 은퇴한 노인을 위해 최소한의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보기 때문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선진국들은 모두 기초연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잘사는 나라는 우리보다 훨씬 많은 기초연금을 지급한다.

    이런 가운데 총선 전 여야 모두 기초연금 인상안을 내놓았다.

    ‘포퓰리즘’이란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노후대책이 없는 소득 하위 50% 계층에게 기초연금 대폭 인상’을, 야당은 기초연금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기초연금 월 30만원 지급’을 내걸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중 우리나라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 가장 높다. 현재 기초연금액 최고치인 20만원은 1인 최저생계비(약 64만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선진국에 비해 적다. 기초연금 인상은 소비지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노인 빈곤율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인상의 명분은 납득이 간다.

    하지만 문제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이다. 무상급식에서 보았듯이 복지예산은 한 번 정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정치권은 표를 얻기 위해 공약을 내질렀지만, 고령화 속도가 어느 나라보다 빠른 대한민국이 그걸 감당할 수 있는지 차분하게 따져봐야 한다.

    이상규 (정치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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