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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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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복 많은 정부와 여당- 이종구(정치부 서울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6-04-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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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앞으로 4년 동안 대한민국 입법부를 책임질 300명의 선량을 뽑는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일이다. 늦은 저녁 이면 초접전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선거구에서 당선자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총선 선거운동 돌입 이전부터 전국 253개 지역구의 여론 흐름을 줄곧 조사·분석해온 국내 4개 유력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지난 10일 예측한 각 정당별 획득 의석수 추정치는 새누리당은 157~175석, 더불어민주당은 83~100석, 국민의당은 28~32석이다. 이 같은 정당별 의석 추정치는 공식 선거운동 돌입 전인 지난달 13일 주요 여론조사기관이 취합한 전망치(새누리당 155~175석, 더민주 95~110석, 국민의당 10~20석)와 비교해 더민주는 줄고 국민의당은 늘어난 것이다.

    여론조사기관들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160석 이상을 얻어 무난하게 원내 과반을 확보, 20대 국회에서도 여대야소 구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고, 국민의당은 원내교섭단체를 구축해 3당 체제가 형성될 것으로 관측됐다. 새누리당 예상 의석으로 여론조사기관 A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해 163석, B는 165석, C는 158~170석, D는 157~175석으로 추정했다. 이 중 C·D의 최대 추정치 170·175석에 친여 무소속 후보들이 많게는 10석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이들이 복당할 경우 새누리당은 180석을 초과하는 거대 여당이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 조사 기관들은 당 자체 판세분석 결과 ‘과반이 어렵다’는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획득하게 될 배경으로는 한결같이 국민의당 등장에 따른 ‘3자 구도’ 형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즉 최대 승부처인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야권 지지표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산돼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마디로 양당 심판론을 들고 나온 국민의당이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더민주와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음으로써 그 혜택을 새누리당이 입게 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공식선거운동기간 초기만 하더라도 역대 최악의 공천파동에 따른 지지층의 외면으로 과반 획득에 위기감이 감돌았다. 특히 TK(대구·경북)를 중심으로 공천파동의 피해자인 친여 무소속 후보에 대한 동정론이 일면서 위기감이 확대됐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지난 주초부터 ‘사죄론’, ‘반성론’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대구의 새누리당 후보들은 단체로 큰절을 하면서 “최근 공천 과정에서 대구시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친 점을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문수 후보는 “나부터 종아리 걷겠다. 회초리 맞겠다”고 했고, 김무성 대표는 지원유세 때마다 “새누리당에 비상이 걸렸다. 과반수가 무너질 위기인데 우리가 잘못해서다. 용서해달라, 기회를 달라”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어쨌든 이번 총선은 여론조사기관들의 예측처럼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하더라도 이는 새누리당이나 현 정부가 잘해서가 아닐 것이다. 최악의 공천파동을 수습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개 숙인 ‘사죄론’ ‘반성론’이 먹혀서 그런 것도 아닐 것이다. 이유는 단지 수도권에서 3자 구도로 선거가 치러졌기 때문일 것이다.

    정말 복 많은 정부와 여당이다.

    이 종 구

    정치부 서울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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